"붕괴전에 모기지로 돈 벌자" S&P 메일 파문

머니투데이 오수현 기자 2008.08.04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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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신용등급 이중태도로 투자자 기만한 물증 잡혀"

신용평가기관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가 "모기지 시장이 가라앉기 전에 큰 돈을 벌고 은퇴하자"는 내용 등의 사내 전자우편(e-mail)을 직원끼리 교환했던 것으로 드러나 모럴해저드 파문이 커지고 있다.

S&P와 무디스, 피치 등 신용평가기관들은 모기지 상품에 대한 무분별한 신용등급 부여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불러왔다는 혐의를 받고 있으며, 이에 대한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조사가 현재 진행 중이다.



이 조사과정에서 이 같은 내용의 메일이 공개되면서 S&P가 모기지 상품에 대한 신용등급을 산정 시 이중적인 태도를 보여 투자자들을 기만했다는 구체적 '물증'이 잡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가 언급한 또 다른 사내메일의 경우, S&P가 구조화 금융 상품과 같은 복잡한 모기지 채권 거래를 가리켜 "한마디로 웃기는 일"이라며 "신용등급을 부여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폄하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S&P의 사내 메일에는 "신용평가기관들이 부채담보부증권(CDO) 시장이라는 더 큰 괴물을 키우고 있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즉 모기지 파생 상품의 문제점을 간파했으면서도,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실제보다 높은 등급부여해 투자자들을 속인 것이다.

SEC도 보고서에서 "신용평가기관들은 자산담보부증권 시장의 성장에 곤혹스러워하면서도, 이 같은 파생상품에 대한 신용등급 산정 과정에서 자신들의 이익 추구했다"며 신용등급에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SEC의 크리스토퍼 콕스 위원장도 지난달 8일 신용평가기관에 대한 조사 보고서 발표 당시 "신용평가기관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며 "문제점을 고쳐나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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