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부자'들의 투자종목이 바뀌고 있다

여운봉 외부필자 2008.08.04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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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부터 주부들 사이에서 떠도는 말 중에 "부자가 되려면 강남부자들을 따라하면 된다"라는 말이 있었다. 당시 필자가 미국에서 돌아와 수많은 강남부자들을 만나 컨설팅을 하면서 실감한 것이 역시 '강남부자'들은 재테크에 있어서 보통사람들보다 눈치가 빠르다는 점이다. 여기서 말하는 '강남부자'란 강북이 아닌 강남지역에 살면서 40~50대 비교적 젊은 신생 부자들을 일컫는다.

2002년부터 강남부자들은 미래를 내다보는 직관력이 정확했다. 그것은 무엇보다 변화를 느끼고 변화를 받아들이는 수용성이 높다는 의미이다. 시대적으로 빠른 변화를 느끼고 그런 변화에 대응하는 능력은 역시 고학력의 젊은 부자들이다. 이들은 상호간 정보공유를 하며 재테크를 적극적으로 하는 세대이다.



당시 강남부자들이 투자를 했던 것은 본인 또는 자녀명의로 5000~8000만원 정도를 갖고 아현동, 용산지역 등을 비롯한 강북의 재개발,재건축 주택들을 "싹쓸이" 했다. 심지어는 경기도에 속한 광명시 지역에까지 가서 향후 재개발, 재건축 대상이 되는 다세대주택들을 사 모으기 시작했다. 중개업소를 통해 매입계약을 할 때 매물로 나온 주택 물건을 직접 보지도 않고 그냥 전화상으로 사서 바로 계약금 입금처리해서 매입하는 정도였다.

그렇게 사둔 다세대주택들이 지금은 대부분 30평형대 아파트로 변했고 몇억원의 시세로 변한 것이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정말 투자를 잘 해둔 셈이 되었다. 당시 필자가 만났던 강남부자들은 같은 아파트단지에 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채씩 사두었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



자녀명의로 사면서 증여세는 겨우 1000만원 이내로 납부하면 되었기 때문에 부자들에게는 자녀에게 낮은 증여세를 내고서 미래에 자녀를 위해 아파트를 한 채 사주는 효과를 노린 것이었다. 더군다나 전세를 끼고 사두었기 때문에 실투자액은 적게는 3000~4000만원밖에 소요되지 않은 경우도 흔했다. 이런 경우에는 자녀에 대한 증여세가 불과 300~400만원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이후 다세대주택들에 대한 부자들의 "싹쓸이"투기를 막기 위해서 정부에서 대책으로 나온 것이 실거주요건을 내세웠다. 투기지역에서는 실제 거주목적으로 다세대 및 단독, 아파트를 사지 않는 한 매매를 허용하지 않도록 해둔 것이다.

이렇게 되자 현재까지 다세대주택에 대한 무분별한 투기세력이 어느 정도 잠재워져 있기도 하지만 송파구 삼전동 등지에서는 아직도 여전히 다세대 주택에 대한 투자가 활발하다. 미래에 아파트 재건축으로 재건축이익을 노린 것이 투자자들의 목적이다. 최근에는 정부에서 발표에 따르면 다세대,단독주택이 재건축을 할 때 고층으로 짓지 못하도록 법을 강화시켰다. 재건축으로 인한 이익을 줄임으로써 투기세력을 차단하기 위함이다.


아무튼 강남부자들은 투자에 있어서 과감할 정도로 실행능력이 적극적이고 빠르다. 일반인들은 그냥 투자 한번 해볼까 하고 생각하다가 그냥 놓쳐버리기 다반사이다. "어~어~"하면서 그냥 투자기회를 놓치고 투자하지 못한 것을 무릎만 치고 한탄하기만 한다.

지금 강남부자들은 새로운 투자를 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홍콩에 상장된 대형우량주 중심의 중국주식에 대한 직접투자이다. 미성년자녀이름으로 1500만원으로 자녀명의로 투자하고 증여신고를 하는 것이다. 현행 세법상 미성년자녀에게는 1500만원(성년자녀: 3000만원)까지는 증여세가 면제되기 때문이다.

과거 자녀 명의로 주택을 미리 사두는 투자법이 이제는 중국주식으로 시대의 변화에 맞게 변해버린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바로 실행에 옮기는 강남부자들이다. 소액을 갖고 가치가 높은 장기투자, 이것이 바로 현명한 강남부자들의 투자행태이다.

미래 가치를 내다보고 장기투자를 하는 것을 투기라고 말하기 어렵다. 장기적인 안목을 내다보고 투자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과연 지금이라도 '강남부자'들의 중국주식 투자 붐에 편승해도 괜찮을지 고민에 빠져 볼만하다.

한달전 신문에 났던 기사가 생각난다. 모 대기업 회장이 1991년에 자녀명의로 1000만원어치 우량주식을 사두었는데 지금 그 투자액이 늘어나서 20억이 되었다는 것이다. 소액으로 장기투자해서 자녀를 20억대 부자로 만들어 준 것이다. 굳이 상가나 아파트 등 부동산을 자녀에게 증여하려는 사람들과는 매우 대조적이다.

1500~3000만원이내에서 자녀에게 증여하면 증여세를 한 푼도 내지 않고 투자종목만 잘 고르면 미래에 큰 자산을 물려줄 수 있는 것이다.

1000만원으로 20억을 만들었다는 것은 로또 당첨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훌륭한 투자이지 않은가. 보통사람들은 그냥 부러움으로 볼지는 몰라도 누구나 가능한 투자방법이다. 장기투자하면 떼돈을 벌 수 있다고 누구나 알고는 있지만 장기투자는 정말로 힘들다. 그렇기 때문에 부자 되기가 어려운 것이다.

10년~20년 장기투자를 하기란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 부동산이든 주식이든 펀드이던지 간에 투자종목이 급등하고 급락하는 과정에서 매도와 매수의 유혹을 떨쳐버릴 수 없는 것이 투자이다. 그런 유혹을 뿌리치고 장기간 보유하고 지탱하기란 정말 어렵다는 말이다. 그러나 거액이 아닌 자기의 자산규모와 분수에 맞는 '소액'을 갖고 투자한다면 누구나 장기 투자가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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