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중앙은행이 나설 때

머니투데이 홍재문 기자 2008.08.04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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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상승 기반 마련… 불안감 제거시 레벨업

지난주 코스피지수는 1.5%나 하락하며 다우(-0.4%)와 S&P500(+0.2%)에 비해 낙폭이 과다했다.

이는 미국 7월 고용지표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는데 막상 미국 고용지표는 예상보다 호전됐다.
비농업부문 고용자수는 5만1000명 감소에 그치며 예상치(-7만5000명)를 밑돌았고 6월 수치는 -6만2000명에서 -5만1000명으로 수정 발표됐다.

비록 7개월 연속 감원추세 이어지고 있지만 올 들어 감원폭이 6만6000명으로 이전 경기침체 국면이었던 지난 90년의 14만7000명이나 2001년의 17만3000명에 비해 현저히 낮은 규모를 보이고 있다.
이는 미국 설비투자가 견조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미국 기업지출이 크게 위축되지 않고 있음을 시사하는 바다.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지수도 두달 연속 50선을 유지했다. 90년 39.0, 2001년 41.0까지 급락했던 점을 감안한다면 신용경색 및 고유가 충격에도 불구하고 미 제조업 경기가 상대적으로 양호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이렇듯 미국 경제지표가 우려와 달리 악화되지 않는 흐름이 이어진다면 이번주 발표 예정인 개인소비지출(4일)이나 ISM서비스지수(5일), 그리고 생산성과 단위노동비용(8일)도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인플레 공포의 진앙지인 국제유가(WTI)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안심해도 될 상황이다.
지난주말 이스라엘 부총리의 강경 발언으로 장초반 128달러선까지 치솟았던 WTI가 결국 0.8% 상승에 불과한 125.10달러에 장을 마쳤다는 것은 어지간한 악재에도 불구하고 유가 재상승 탄력이 상실됐음을 의미한다.

유로존 경기침체로 인해 유로화 약세가 확실시되는 반면 미달러 강세기조가 공고해지는 점을 감안한다면 하반기 중 WTI가 배럴당 100달러 내외로 하락 가능성이 높아지고 미 소비경기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상재 현대증권 경제분석부장)이다.

유가와 함께 인플레 앙등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국제상품가격 또한 완연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옥수수와 밀 가격이 고점대비 각각 -28%와 -17%가 하락, 경험적 가격 법칙에 입각할 때 추세적인 변화를 확신하는 -10%선을 크게 웃돌고 있다.


현재까지 증시를 짓누르는 3대 요소로 △스태그플레이션 심화 △1차 가격조정과 같은 가파른 속도의 미국 부동산 가격 2차 조정 △이머징마켓 위기 등을 꼽을 수 있다.

그러나 스태그플레이션의 핵심인 국제유가와 곡물 등 국제상품가격의 하락추세가 완연해졌으며 미국 부동산 가격의 추가 급락세는 예상되지 않고 있다.
베트남과 중국 등의 증시 폭락세는 불완전한 자본시장 시스템 하에서 증시 폭등에 따른 당연한 조정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에 금융위기와 거리가 멀다.



이렇듯 증시를 압박하는 변수는 대부분 해소되거나 익숙해진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증시가 상승세를 회복하지 못하는 것은 여전히 진행중인 신용위기 불안감이 몰고 올 수 있는 부정적인 충격에 대한 우려 때문(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코스피지수 1500선에서의 배당수익률이 2.1%이고 배당수익률 2.1%에서 투자했을 때 평균 수익률이 6개월내 16%, 12개월내 36%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주가 수익률이 음과 양을 오가는 평균이 아니라 플러스 승률이 90% 이상인 현재 투자를 망설일 하등의 이유가 없다(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부장).

김주형 동양증권 연구원은 8월중 코스피지수 상승폭을 최대 1720포인트까지 상정했다. 이는 120일 이동평균선이 지나가는 레벨이며 지수선물 시장에서 일부 전문가들이 목표치로 거론하는 220선과도 일치한다.



주가 상승세가 본격화될 수 있는 상황이 마련됐음에도 불구하고 증시 상승세의 발목을 잡고 있는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나설 세력은 중앙은행이다.
오는 5일 미국 공개시장회의(FOMC)를 필두로 금통위와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정책회의가 예정돼 있다.

물가 우려가 약화되는 상황에서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낮아진 반면 경기와 주가 회복을 위한 시그널이 제공된다면 불안을 떨치지 못하고 있는 증시가 한 단계 레벨 업에 나서면서 상승추세를 확고히 다질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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