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물가 강세 지속… 애그플레이션 대비해야"

머니투데이 여한구 기자 2008.08.03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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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경제연구원 보고서… 세계 곡물가격 2년새 최대 3배 올라

국제 곡물가 초강세 현상이 올 하반기는 물론 내년까지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돼 애그플레이션(곡물가 강세로 인한 물가 상승)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3일 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세계 곡물가격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14일 현재 미국이 수출하는 옥수수 운임포함 가격은 톤당 410달러로, 2006년 상반기 평균 140달러와 비교하면 평균 2.93배가 상승했다.



미국산 대두(콩) 가격 역시 같은 기간 2.63배(280 달러→737 달러), 사료용으로 주로 들여오는 미국산 대두박(콩깻묵)은 2.65배(248 달러→658 달러)가 각각 올랐다.

2006년 톤당 491 달러 수준이던 캘리포니아산 중립종 쌀의 본선인도가격은 7월 현재 2.11배인 1036달러에 이르는 등 국제 쌀값도 급등했다.



수입 농산물 가운데 단일 품목 기준으로 옥수수에 이어 두번째로 국내 수입액이 많은 밀(소맥) 가격도 급상승했다. 캔사스상품거래소(KCBOT)에서 지난달 14일 거래된 밀 선물 가격은 톤당 310 달러로, 2년전의 1.68배에 달했다.

연구원은 국제 수급 상황과 기후 등을 감안할 때 이 같은 곡물가격 상승세가 하반기 이후에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연구원은 "최근 미국 중서부 지역 폭우로 옥수수 및 콩 생산이 줄어들 전망"이라며 "2008~2009년 옥수수와 콩 선물가격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쌀 가격도 주요 쌀 생산국인 베트남·인도·중국·캄보디아 등이 자국 수요를 맞추기 위해 수출을 제한하고 있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분석했다. 밀의 경우는 내년까지는 미국·러시아 등의 생산 증가에 힘입어 향후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봤다.

이에 따라 연구원은 "곡물가격 강세 추세가 장기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구조적 애그플레이션에 대한 대비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밀·콩·옥수수 가격이 동시에 100% 오를 경우 생산자 및 소비자 물가지수는 각각 0.6%, 0.7%의 상승 압력을 받는다.
 
구체적으로 옥수수 값이 각각 30%, 50%, 100% 변할 때 소비자 물가는 각각 0.1%, 0.2%, 0.4%의 변동 압력을 받고 이는 전분·당류·육류·육가공품·낙농품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친다.
 
옥수수보다 파급력이 떨어지지만 콩과 밀 역시 30~100% 오르게 되면 각각 0.03~0.09%, 0.05~0.18% 정도의 물가 상승 요인이 된다.

연구원은 관련 대책으로는 △가공식품 개발을 통한 쌀 소비 촉진 △ 2모작 우리밀 생산 확대 △식량안보용 곡물 비축 확대 △국제곡물 조기경보시스템 구축 △해외 농업 개발 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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