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장기 중대형 "원금이라도 건지면 다행"

머니투데이 송복규 기자 2008.08.04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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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외 투입금 포기 물건 수두룩… 계약 포기 사례까지

"분양가에 나온 사실상 '마이너스 프리미엄' 매물 아니면 손님들이 거들떠도 안봐요. 대출이자, 발코니확장비, 등기비 등 투입 원금조차 건지기 어렵죠." (김포 장기동 A중개업소 관계자)

경기 김포 한강신도시에 편입된 장기지구 중대형 아파트가 주택시장에서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4월부터 잇따라 입주를 시작한 이니스더원·우미린·반도유보라 등 전용면적 85㎡ 초과 중대형 물량(1164가구) 중 상당수가 시장에 매물로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정작 '사겠다'는 주문이 없어 웃돈은커녕, 대출이자나 세금 등 투자금 회수가 간단치 않은 실정이다.

장기지구 전용 85㎡ 이하 중소형아파트는 계약 후 5년간 전매할 수 없지만 85㎡ 초과 중대형은 입주 후 곧바로 전매가 가능하다. 이런 이유로 지난 2006년 분양 당시만 해도 중대형 시세가 크게 오를 것이란 기대가 많았지만, 입주 현실은 완전히 딴판인 것이다.



◇"원금만 받아주세요" 중대형 매물 홍수=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장기지구 중대형 아파트 매물은 입주 초기 분양가 외에 별도로 투입한 원금(대출이자·발코니확장비·등기비 등)을 포기한 채 내놓은 물건들이 대다수를 이뤘다.

이들 매물이 소진되자, 집주인들은 일부 이자라도 건질 목적으로 슬그머니 분양가보다 다소 높은 가격에 물건을 내놓고 있으나 수요자들의 입질이 아예 없는 상황이다.

장기동 K중개업소 관계자는 "매도자들은 투입비용 일부라도 건지고 싶어하지만 분양가에 대출이자만 붙여도 거래가 안된다"며 "매수자들은 다른 비용은 모두 포기하고 분양가에 나온 매물만 찾는다"고 말했다.


장기지구 중대형아파트의 분양가는 △이니스더원 135㎡ 3억9000만∼4억1500만원 △우미린 132~155㎡ 3억7000만∼5억2500만원 △반도유보라 125~151㎡ 3억5700만∼4억8500만원 등이다. 호가는 이 같은 분양가에 별도 투입한 원금, 즉 3500만∼4000만원 정도를 더한 가격이다.

◇가수요 계약 포기 사례도=이처럼 장기지구에서 입주후 중대형 매물이 쏟아지는 원인은 무엇보다 시세차익을 노린 가수요가 많아서다. 장기지구 아파트는 최초 분양 당시 대부분 계약금 10%에 중도금 전액 이자후불제를 조건으로 내걸면서, 계약금만 들고 와 계약서를 쓴 투자자들이 많았다. 계약금만 내면 입주할 때까지 자금 부담이 없었던 만큼 가수요가 몰렸던 것이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웃돈이 붙지 않고 매수세도 붙지 않자 시공사에 아파트를 넘긴 사례도 나왔다. 중대형 가운데 지난 4월 가장 먼저 입주한 이니스더원의 경우 이미 일부 입주예정자는 계약을 해지했다. 계약금 10%를 포기하고 중도금 대출 이자를 물어낸다는 조건이다.

장기동 S중개업소 관계자는 "집주인이 계약금을 포기할테니 등기만 가져가라는 조건으로 아파트를 내놨지만 결국 사겠다는 사람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시장 상황이 얼마나 안 좋으면 계약금을 떼이면서까지 아파트를 포기하겠냐"고 설명했다.

◇중소형 전세는 인기… 웃돈도 붙어=전체 물량의 60∼70%가 전세물건으로 나왔던 중소형아파트(제일풍경채·이지더원·신영지웰)는 빠른 속도로 안정되고 있다. 전셋집을 찾는 수요가 늘면서 80% 이상 입주가 마무리됐다.

전셋값은 중소형과 중대형 모두 9000만∼1억원선. 하지만 같은 값이면 관리비가 싼 중소형아파트를 원하는 세입자들이 많아 일부 저층가구를 빼곤 대부분 새 주인을 찾았다.

중소형은 전매제한으로 매매가 제한됐지만 웃돈은 오름세다. 분양가(2억2700만∼2억5400만원)에서 5000만∼7000만원 정도 붙었던 웃돈은 현재 1억원으로 뛰었다.

장기동 D중개업소 관계자는 "분양가가 워낙 낮았던데다 수요가 많아 시세가 상승세"라며 "전매제한이 풀리는 오는 2011년에는 매매가가 4억원을 웃돌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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