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ㆍ北김영남, 베이징서 대화 나눌까

머니투데이 송기용 기자 2008.08.03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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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일 올림픽 개막식, 정상오찬에서 만남 이뤄질 듯
- 청와대 "공식 회동 아닌 조우… 만반의 준비하고 있어"
- 금강산 피격, 교착상태 빠진 남북관계 돌파구 열릴까

이명박 대통령이 오는 8일 중국 베이징에서 북한의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망 사건으로 교착상태에 빠진 남북관계에 돌파구가 마련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3일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차 8∼9일 1박2일간 중국을 방문하는 이 대통령이 2차례 정도 김 위원장과 '조우(遭遇)'할 가능성이 있다"며 "청와대도 이에 대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베이징 방문 첫 날인 8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각국 정상과 IOC 위원들을 초청하는 오찬장과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개막식에서 두 사람이 만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



특히 오찬에서 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가까운 테이블에 좌석이 배치될 것으로 알려져 두 사람이 자연스럽게 남북한 현안을 논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자리에서 금강산 관광 전면중단과 금강산의 남측인원 추방 등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남북관계 개선방안이 논의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청와대는 그러나 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만남을 공식적인 '회동(會同)'으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베이징에서 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만남이 이뤄져도 사전에 합의된 사안이 아닌 만큼 '회동'으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눌지도 현재로서는 불투명하다"며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인사말 등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 이 대통령과 부인 김윤옥 여사가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기 위해 오는 8일과 9일 이틀간 중국을 방문한다고 발표했다. 한국 대통령이 해외에서 개최되는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통령은 8일 올림픽 개막식 참관 외에도 후진타오 중국 주석이 주최하는 환영오찬에 참석한다. 또 개최국인 중국과 카자흐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알제리 등 자원부국 정상들과 정상회담을 갖는 등 활발한 외교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후진타오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는 지난 5월 중국 방문 당시 이뤄진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어떻게 구체화할지와 8월 하순으로 예정된 후진타오 주석의 한국 방문 문제에 대한 협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투르크메니스탄과의 정상회담에서는 카스피해 지역 석유, 천연가스개발과 우리 기업의 인프라 구축사업 참여 문제, 그리고 투자보장협정, 항공협정 체결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의장국인 알제리와의 정상회담에서는 에너지, 자원협력 방안과 신도시 건설 참여문제가, 카자흐스탄과는 화력발전, 도로건설 등 인프라구축에 한국 기업이 참여하는 문제 등이 집중적으로 다뤄진다.

이 대통령은 중국 방문 이틀째인 9일, 올림픽 선수촌 및 훈련장을 방문해 우리 선수단의 선전을 격려한 뒤 귀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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