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방한 앞두고 촛불-경찰 대규모 충돌 조짐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2008.08.02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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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최다 부상자가 발생했던 6월28일 촛불시위 ⓒ이명근 기자↑ 1일 최다 부상자가 발생했던 6월28일 촛불시위 ⓒ이명근 기자


"물대포·최루액 적극 사용, 불법엄단" vs "최루액을 '잃어버린 10년'이냐"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미국산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촛불시위대와 경찰 간에 대규모 충돌이 우려된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이달 5일 방한하는 부시 대통령의 일정에 맞춰 주말인 2일 저녁 7시 서울 청계광장에서 '부시 방한 반대, 이명박 심판, 87차 집중촛불문화제'를 연다. 5일에도 '부시가 온다, 집중촛불문화제'를 계획하고 집회 홍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책회의는 2일 "지난 4월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했을 때 캠프 데이비드의 '숙박료'가 비쌌던 것처럼 이번에도 부시는 한국에서 한 몫 단단히 챙겨가려고 할 것"이라며 "물, 전기, 가스, 의료 민영화 등의 재앙을 낳을 한미FTA 비준도 추진할 것이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친소 판매상 부시가 한국에 발을 못 들이도록 거대한 촛불을 켤 것"이라고 밝혔다.

대책회의는 또 "경찰이 초강경진압을 경고하는 것은 부시 대통령의 방한에 항의하는 촛불의 수를 최대한 줄이려는 비열한 의도"라며 "만약 경찰이 최루액을 사용한다면 10년 전으로 시계바늘을 되돌리는 것"이라고 공격했다.



경찰도 강경하다. 1일 서울경찰청은 주말 시위가 격화될 조짐에 대비해 "모든 경찰력을 동원해 불법 폭력시위를 끝까지 엄단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의 대응방침은 현장에서부터 검거 위주로 나선다는 것이다. 지난달 30일 출범한 17개 중대 1700명으로 구성된 '경찰관 기동대'가 당장 2일 촛불시위부터 투입된다.

직업 경찰관인 이들은 상당수가 무술유단자들로 활동성이 좋은 기동복, 방패, 경찰봉 등을 갖추고 폭력시위자를 현장에서 신속히 체포한다는 계획이다. "21세기판 백골단"이라는 시민사회단체의 비난에 경찰은 "전의경 축소 계획에 따라 창설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또 물대포와 최루액도 적극 사용하고 과격 시위자, 장시간 도로 점거자는 색소를 섞은 물대포를 쏴 인근 인도 등에 숨더라도 현행범으로 인정해 검거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경찰관을 폭행하거나 경찰버스를 부수는 등 폭력을 행사한 불법행위자는 채증사진을 바탕으로 수배전단을 제작해 공개수배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한편 경찰은 1일 고춧가루와 후추액의 캡사이신 성분으로 만든 천연 최루액 개발을 마쳐 소화기 대신 가까이서 분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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