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고공행진… 8월엔 6%대?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2008.08.01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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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달 연속 5%대↑ 생활물가지수도 7.1%↑

-7월 물가 5.9%…석유류 외 농산물·개인서비스 영향
-공공요금·차값·커피 등 줄줄이 인상
-경기둔화…"금리인상 바람직하지 않아"

7월 소비자물가가 약 10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제유가 상승이 석유류 뿐 아니라 전 부분에 영향을 미치면서 당분간 물가 '고공행진'이 지속될 전망이다.



그러나 내수부진에 따른 경기침체로 금융통화위원회가 '금리인상 카드'를 꺼내기는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7월 소비자물가 6% 육박, 10년 만에 최고=통계청이 1일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7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보다 5.9% 올랐다. 1998년 11월(6.8%) 이후 9년8개월만에 가장 높다.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지수(근원물가지수)도 4.6% 상승했다. 1998년 10월(4.7%)이후 가장 높다.



석유제품의 물가상승 기여도가 2.02%포인트로 여전히 높았지만 개인서비스 기여도도 지난 2월 1.23포인트에서 7월에 1.73%포인트까지 높아졌다. 유가 뿐 아니라 개인서비스 등도 물가급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석유류 가격은 다소 안정됐지만 여름 휴가성수기, 폭염 등의 영향으로 개인서비스와 농산물 가격이 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고물가 지속..8월엔 6%대?=하반기에는 전기, 가스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이 예상돼 있어 물가 상승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가스요금을 비롯해 지역난방비, 자동차, 커피, 우유 등의 가격이 줄줄이 인상될 예정인 8월 소비자물가는 6%를 넘을 가능성도 있다.

국제유가가 떨어지고 있다고 하지만 최고점에서 구입한 기름이 수입되고 있는 것도 하반기 물가전망을 우울하게 하고 있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국회 민생안정대책특위에서 "유가가 높을 때 매수한 물량이 7~8월 이후에 국내로 반입된다"며 "하반기 물가도 만만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실물경제실장도 "국제유가가 최근 떨어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하반기 내내 5% 안팎의 고물가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기둔화…금리인하도 쉽지 않아=높은 물가 상승률에도 불구하고 해법을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소비가 23개월 만에 처음으로 감소하는 등 내수침체가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6월 소비재판매는 전년 동월보다 1.0% 감소했다. 2006년 7월(-0.6%)이후 첫 감소다. 소비가 감소하면서 생산과 투자도 둔화됐다. 6월 생산은 6.7%에 그쳐 전달(8.6%)보다 증가세가 둔화됐다. 재고는 15.9% 증가하면서 1996년 12월(16.5%)이후 최대 증가치를 기록했다.

물가상승으로 실질 구매력이 감소하면서 소비가 줄고, 점차 내수부진이 심각해지고 있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금통위가 금리인상을 결정하기란 쉽지 않다. 최근 물가상승은 총수요 증가로 생긴 것이 아니라 외부충격에 따른 비용측면의 상승이기 때문이다. 이 실장은 "금리가 물가상승에 대한 기대심리를 꺾는 효과는 있겠지만 내수침체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로 물가를 잡겠다는 발상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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