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유 회장 "실적에 실망..비상 걸겠다"

머니투데이 임동욱 기자, 이새누리 기자 2008.07.31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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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유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31일 내부조직에 대해 '비상벨'을 눌렀다. 최근의 지지부진한 실적과 주가수준에 대해 스스로 '실망스럽다'고 토로한 김 회장은 시장의 신뢰회복을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일 것임을 시사했다.

김 회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하나대투증권에서 열린 애널리스트 대상 상반기 실적설명회(IR)에 참석, "솔직히 IR자료(의 수치)를 보고 실망한 분들이 많을 것"이라며 "나 자신도 실망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금융지주사 출범 이후 처음으로 국내 IR에 모습을 드러낸 김 회장은 "ROE(자기자본이익률) 15%, ROA(총자산이익률) 1%는 넘겨야 한다는 내부기준을 달성하지 못했고, 다른 은행보다 높았던 NPL(무수익여신) 비율 등도 떨어진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회장은 "PBR(주가순자산비율)이 0.85까지 떨어진 것은 수치스러운 수준"이라며 "요즘은 (그룹에) 비상을 걸어야 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그는 "상반기에 자산 규모를 많이 늘려서 연간 목표치의 70%를 달성했기 때문에 하반기에는 대출 확대 노력을 수수료 등 비이자수익 증가로 돌려 NIM(순이자마진)이나 NPL비율 관리를 철저히 할 것"이라며 "주가하락으로 우리 주주가 불리하게 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의 차별성이 희미해 졌다는 지적에 김 회장은 "동감한다"며 "그동안 차별화된 서비스와 상품을 제공하는 노력을 게을리 했는데, 달라진 고객의 요구와 수준을 감안해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인수.합병(M&A) 계획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김 회장은 "효율성 및 경쟁력 제고를 위한 M&A를 고려해야지 규모만 늘리기 위한 딜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규모의 경제는 필요하다"며 "이 규모를 관리할 수 있는 내부 시스템과 인재를 우선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5000만달러 상당의 메릴린치 지분투자 건에 대한 조정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김 회장은 "메릴린치가 발표한 신주발행 가격이 우리의 매입가격보다 낮기 때문에 계약조건에 따라 8월 초 110만주를 추가로 받기로 했다"며 "평균 매입단가가 당초 50달러에서 24달러 선으로 내려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지난 6월 1000억원을 들여 취득한 자사주에 대해 김 회장은 "시장에 내다팔지 않을 것"이라며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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