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달만에 소비감소…경기전망도 '캄캄'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2008.07.31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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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통계청, 6월 산업활동동향 발표

-6월 소비재판매 1.0%↓, 2006년7월 이후 처음
-투자·생산 둔화 연쇄반응… 내수부진 가속화
-동행·선행지수 5개월째 동반 하락

고유가로 물가가 오르자 결국 소비마저 감소하기 시작했다. 소비감소는 투자와 생산둔화 등 연쇄반응을 일으켜 내수부진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수출이 우리 경제의 유일한 돌파구이지만 얼마나 버텨줄 수 있을 지는 의문이어서 향후 경기전망 역시 어둡다는 지적이다.

◇소비, 23개월만에 감소=통계청이 31일 발표한 ‘6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6월 소비재판매는 전년동월보다 1.0% 감소했다. 지난 2006년 7월(-0.6%)이후 23개월 만에 첫 감소다. 감소폭은 2005년 1월(-3.3%) 이후 가장 크다.



이태성 통계청 경제통계국장은 "물가상승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자동차, 휘발유,경유 등을 중심으로 한 수요부진이 소비감소를 이끌었다"며 "물가상승에 따른 심리적 부담도 내수부진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생산·투자도 둔화=소비가 감소하면 생산과 투자는 둔화될 수 밖에 없다. 6월 생산은 6.7%에 그치면서 전달(8.6%)보다 증가세가 둔화됐다. 특히 내수용 출하는 0.4% 증가에 머물렀다.

설비투자는 전년동월대비 4.4% 증가했으나 기계류 내수출하는 0.8% 감소했다. 자본재 수입으로 투자가 증가했을 뿐 기업들의 실질적인 투자활동은 오히려 위축된 셈이다.


기업 체감경기가 1년 11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도 투자부진을 설명하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7월 제조업 업황 기업실사지수(BSI)는 76으로 2006년 8월(72)이후 가장 낮다.

◇유일한 돌파구 수출, 지속 의문=소비, 생산, 투자 등 내수지표를 보면 좋은 것이 하나도 없다. 그나마 수출이 우리경제를 이끌고 있다. 생산이 6.7% 증가한 것도 수출 때문이다.

생산이 늘어난 품목은 반도체 및 부품(25.0%), 영상음향통신(13.8%) 등 수출과 관련된 품목들이고 내수용 출하가 주춤한 반면 수출용은 10.9%로 두 자릿수 증가세를 유지했다. 수출 호조는 경상수지를 7개월 만에 흑자로 돌려놓기도 했다.

그러나 수출이 언제까지 우리 경제를 이끌지 의문이다. 최근 수출호조는 자원부국으로의 수출이 증가해서인데 유가 하락은 이들 나라의 성장둔화를 가져올 수 있다.

특히 석유정제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유가 상승으로 수출가격이 올라 재미를 봤는데 유가가 하락하면 증가세가 둔화될 수 있다. 장재철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국제유가가 안정되면 수출 호조세 지속을 보장할 수 없다"고 말했다.

◇동행·선행지수 5개월째 동반 하락=이에 따라 향후 경기전망도 어둡다. 현재 경기를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대비 0.5포인트 떨어지면서 5개월째 하락했다.

향후 경기전망을 예고해주는 선행지수 전년동월비 역시 지난달보다 1.1%포인트 떨어졌다. 벌써 7개월째다. 생산의 호황과 불황을 나타내는 생산확산지수는 52.7로 지난 12월 이후 점차 낮아지고 있다.

이 국장은 "동행지수와 선행지수는 경기하강이 좀 더 심화된 것을 반영하는 것"이라며 "생산확산지수 역시 향후 생산활동이 부진할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는 소비재판매 부진이 7월에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재정부 모니터링 기준으로 15일까지 휘발유판매량은 7.5% 감소해 전달(-4.6%)보다 감소세가 확대됐다. 6월 11.2% 증가했던 백화점 매출은 0.5% 감소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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