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자구책 불안심리 차단에 충분한 수준"

머니투데이 배성민 기자 2008.07.31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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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평가 종합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내놓은 4조5000억원대의 유동성 확보 계획에 대해 증권 전문가들은 심리적 불안 요소 해소에는 부족함이 없을 것으로 평가했다.

금호아시아나가 내놓은 계획은 자산 매각과 유상감자 등을 통한 현금 확보 전략이다. 특히 인수 회사로 풋백옵션의 진원지이기도 한 대우건설 (3,810원 ▲90 +2.42%)이 2조100억원대의 자금을 마련해 고통을 분담하겠다는 계획이 골자다. 타 계열사 중에서는 금호산업 (3,875원 ▲75 +1.97%)이 1조1500억원, 아시아나항공 (10,540원 ▲20 +0.19%)이 1조4000억원대를 맡게 된다.



이 같은 계획을 감안하면 대우건설 인수 당시 맺었던 풋백옵션 해소에 필요한 3조원대의 현금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 그룹 측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모 운용사의 펀드매니저는 "금호아시아나의 차입금이 12조원 정도 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현금성 자산(4조5000억원), 영업을 통한 현금 창출능력(2조1000억원대)을 감안하면 유동성 확보 계획은 실현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그룹이 유동성 위기에 몰렸다는 의심을 해소시키기에는 부족함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창용 금융위원회 부위원장도 금호그룹의 자구책과 관련 "유상감자 등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기업설명회에서 발표할 유동성 확보계획이 신빙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부위원장은 "시스템 위기로 번질 우려가 없는 한 금융당국은 개별 기업에 대해 코멘트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금융기관에서도 이 그룹의 유동성 문제에 대해 위험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룹 현금유동성 수준, 계열사 영업실적 등에 비춰 유동성확보계획이 과하게 잡힌 면이 있는 만큼 성장동력이 훼손되지 않도록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주문이다.


현대증권은 대우건설이 기업설명회에서 내놓을 계획에는 올해와 내년 사이에 추가적인 자사주 소각, 풋백옵션 행사기간 기한 연장 등이 포함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해 모 증권사의 건설업종 애널리스트는 "대우건설은 1조~2조원대 자산을 매각해 자사주를 매입·소각하는 등 성장동력보다 주주 환원에 너무 신경을 쓰는 모양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대우건설은 영업이익 면에서 지난해 1분기 이후로 전년비 마이너스 성장이 지속돼 왔다. 절대 영업이익 규모에서도 지난해 3분기(1613억원)를 정점으로 4분기 1146억원, 올해 1분기 596억원으로 감소했다.

또다른 건설업종 애널리스트는 "건설업종의 상황이 좋지는 않지만 대우건설의 실적 부진은 상대적으로 두드러지고 있다"며 "현금확보 전략 외에 회사의 성장동력이 훼손되지 않았다는 점도 인식시켜 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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