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 유동성 논란에 '정면대응'

머니투데이 김지산 기자 2008.07.31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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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 자산유동화로 4.5조 마련"… 대한통운 대책 숙제남아

금호아시아나그룹이 해묵은 유동성 논란에 종지부를 찍겠다고 나섰다.

대우건설 (3,810원 ▲90 +2.42%)을 인수했던 2006년 말부터 줄곧 그룹의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던 위기설을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시기적으로 금호아시아나는 이번 2분기 실적 발표를 적기로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동성 위기설이 갑작스럽고 강하게 불거진 계기가 됐던 금호타이어 2대주주 쿠퍼타이어의 보유지분 10.7%(790만주) 전량 처분 소식이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결정을 재촉한 이유가 됐다.



업계에 따르면 쿠퍼타이어는 금호타이어 (6,580원 ▲40 +0.61%) 지분을 3년만에 전량 매각키로 결정하고 올 초 금호아시아나그룹에 이를 통보해왔다. 주당 1만4650원에 되팔 수 있는 풋백옵션이 설정돼 30일 금호타이어 종가(7900원)를 기준으로 전체 차액분 500억여원을 충당하는 데 계열사가 동원될 거라는 우려가 나왔다.

금호타이어 건이 유동성 위기 논란을 폭발시킨 뇌관이었다면 대우건설 인수 당시 빌린 3조원은 금호아시아나를 짓누른 고질병과 같았다.



금호아시아나는 대우건설 인수 당시 18개 금융사로부터 3조원 가량의 자금을 지원받으며 대우건설 주가를 담보로 주당 3만4000원에 풋백옵션을 설정했다. 내년 12월15일 이후 대우건설 주가가 풋백옵션 행사가격을 밑돌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이들의 주식을 모두 사주는 조건이다. 4조원을 웃도는 가격이다.

금호아시아나 관계자는 "그룹 전체적으로 올해 26조4000억원의 매출과 영업이익 2조원이 예상되는 데도 불구하고 대우건설과 대한통운 인수에 발생한 차입금이 시장에서 신뢰도를 훼손했다는 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영업을 통한 부채 상환이 충분히 가능할 걸로 예상되지만 자산 유동화를 통한 현금 확보가 시장의 우려를 불식하는 데 더 효과적이라는 판단에 따라 이번 계획을 발표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더 이상 주주들에게 불안감을 안겨줄 수 없고 기업 신용 하락을 방치할 수 없었다는 게 금호아시아나의 설명이다.

특히 박삼구 회장이 올해 경영방침으로 '500년 영속기반 구축'을 내걸고 글로벌 사업 영역을 과감히 넓힐 것을 주문하면서 잠재적 리스크였던 유동성 위기설을 해소해야 할 필요성을 올해 더욱 절실히 느꼈다는 후문이다.

금호아시아나가 4조5000억원의 계열사 자산 유동화를 통한 현금 마련을 밝혔는데도 불구하고 풀어야 할 숙제는 더 있다.

대한통운 (95,300원 ▲200 +0.21%) 인수를 위해 조달한 2조6000억여원의 해소 방안 마련이다. 금호아시아나는 대한통운 인수에 4조1040억원을 들였다. 이중 자체자금 1조5355억원을 뺀 나머지는 교환사채(1조1520억원), 인수금융(7546억원), 전략적 투자자(17850억원), 재무적 투자자(4880억원) 등을 통해 마련했다.

이 부분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도 그룹이 제시해줄 필요가 있다는 게 투자자들의 바람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31일 오후 5시 여의도 CCMM빌딩에서 80여명의 애널리스트 등을 대상으로 유동성 확보 방안에 대해 설명회를 가질 예정이다.

행사에는 오남수 그룹 전략경영본부 사장, 서종욱 대우건설 사장, 이연구 금호산업 (3,875원 ▲75 +1.97%) 사장, 강주안 아시아나항공 (10,540원 ▲20 +0.19%) 사장, 오세철 금호타이어 (6,580원 ▲40 +0.61%) 사장, 기옥 금호석유 (147,000원 ▲500 +0.34%)화학 사장 등이 차례로 발표자로 직접 나설 계획이다.

대우건설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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