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릴 그 이후…" 금융시장 회복 논란 가열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2008.07.31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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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관론 "CDO 가치 없다" vs 낙관론 "자구 노력 시장 바닥 의미"

메릴린치가 시장에 던진 위안은 또 다른 환각작용일 뿐일까? 아니면 금융주 회복을 알리는 서막일까?
"메릴 그 이후…" 금융시장 회복 논란 가열


미국 금융주들이 메릴린치의 상각 및 자본 확충 발표를 계기로 예측불허의 반등을 꾀하고 있다.

반전의 계기는 메릴린치가 3분기 57억달러의 또 다른 상각과 더불어 자본 확충을 준비중이란 소식이었다.



메릴린치의 이 같은 발표는 1년간이나 끌어오던 신용위기가 결국 막바지에 다다랐다는 위안을 시장에 강하게 각인시켰다.

메릴린치의 발표를 계기로 비관론자와 낙관론자들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비관론자들은 메릴린치의 발표가 또 다른 신용위기의 불씨를 안고 있는 것이라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반면 낙관론자들은 메릴린치가 3분기 대규모 상각과 더불어 CDO를 매각하고 자본을 확충키로 한 것은 금융주가 최악의 위기를 모면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 루비니로 대표되는 비관론 "CDO는 위기 주범"


미국 경제가 주택 가격 하락과 모기지 부도율 급증 영향으로 심각한 침체를 향해 가고 있다는 장기적 견해를 갖고 있는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학교 교수는 "모기지를 바탕으로 발행된 부채담보부증권(CDO)이 모든 것을 악화시키는 주범"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루비니 교수는 "메릴린치가 3분기 306억달러 규모의 CDO를 67억달러라는 헐값에 유동화한 것은 CDO의 가치가 생각 이상으로 가치가 폭락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는 CDO의 가치가 달러당 22센트 미만이라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CDO의 실제 시장 가치는 '0'에 근접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메릴린치는 시장에 병을 주고 동시에 약을 주는 역할을 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메릴린치가 CDO를 론스타에 매각키로 한 것은 막바지 부실을 털어버리려는 노력으로 해석했다.

메릴린치는 9억달러 규모의 주식을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테마섹에 매각키로 했다. 테마섹은 지난해말 44억달러 규모의 메릴린치 지분 투자에 대한 투자 수익 25억달러를 포함, 총 34억달러를 다시 메릴린치에 투자키로 했다.

메릴린치가 CDO를 헐값에 매각한 것을 두고 일부 낙관론자들은 신용위기 및 상각이 막바지에 다다른 것이라는 긍정적인 시각을 펴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 것이 또다른 손실의 시작점일 수 있다는 비관론을 제시하면서 팽팽히 맞서고 있다.

크리스티아나 뱅크앤트러스트의 토마스 나이하임 부사장은 "메릴린치가 CDO를 헐값으로 매각했다는 사실은 신용시장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밝혔다.

레토리안 어드바이저스의 잭 맥휴 애널리스트는 "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CDO 등 금융상품의 가치를 제대로 알고 있는 투자자들은 아무도 없다"면서 "여기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 메릴린치 발표 이후 금융주 랠리, 낙관론 반영

메릴린치의 CDO 매각과 상각 발표를 계기로 금융주들은 랠리를 지속하고 있다. 30일에는 S&P500 금융주지수는 2% 상승했다. 메릴린치의 주가도 2.51% 상승했다. 다우지수도 1.63%(186.13포인트) 오르는 호조를 나타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유동성 긴급대출 프로그램을 내년 1월 30일까지 연장하고 조지 부시 대통령이 주택시장지원법안을 승인한 것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메릴린치의 자본 확충이 새로운 반전계기가 될 수 있다는 낙관론도 힘을 얻고 있다. 제프리 로젠버그 뱅크오브아메리카(BOA) 투자전략가는 "메릴린치는 이번 자본 확충 발표를 통해 하락세를 유지하기보다 효과적으로 상승세로 주가를 돌리는 방법을 발견했다"고 평가했다.

로젠버그는 메릴린치의 자산 매각 및 자본 확충이 금융주 위기의 끝이라는 시각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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