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증시 바닥 탈출했나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2008.07.31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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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급반등에도 금융주 반등 지속… 변동성 장세 무게

뉴욕증시가 이틀째 급반등했다. 30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1.6%나 오르며 1만1500선을 넘어섰다. 주요 3대 지수 모두 20일 이동평균선을 넘어섰고, 20일선 자체가 바닥에서 회복되는 모습이었다. 기술적으로만 봐도 다우지수의 경우 60일선이 위치한 1만2000까지는 반등이 가능한 상황이다.

이날 반등의 하이라이트는 그동안 밀고 당기기를 지속한 에너지와 금융주가 같이 오른 장면이었다. S&P500지수의 에너지주는 6%, 금융주는 1.2% 각각 올랐다.
그동안 두 업종은 따로 움직였다. 신용경색이 강화돼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면 금융주가 급락하고, 반대로 경색이 완화되면 금융주가 반등했고 대신 에너지주 매기가 약해졌다.



美증시 바닥 탈출했나


그런데 국제유가가 3.8% 오른 상황에서 금융주도 오르는 이변이 나타났다. 오랜만의 일이다. 장막판 유가 급등에 금융주가 흔들리기도 했지만 투자자들은 미 연준(FRB)이 월가 은행 및 증권사들에 대한 유동성 긴급 대출 프로그램을 내년 1월 30일까지 연장키로 했고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주택 시장 지원법을 승인했다는 사실을 상기하면서 다시 힘을 냈다.

결국 에너지와 금융주가 함께 끝까지 상승세를 지키는데 성공했다. 이는 투자심리의 긍정적인 변화로 풀이된다.



BP가 8%, 셰브론이 5% 넘게 올랐고, 금융주에서는 암박과 MBIA, 와코비아 리먼브러더스 등의 상승세가 컸다. 패니매와 프레디맥도 상승세를 지켰다.

무엇보다 고무적인 재료는 개장 전 발표된 미국의 민간 고용 지표가 큰 폭으로 개선된 것이었다.
이날 민간 조사업체인 ADP는 미국의 7월 취업자수가 6만명 정도 감소할 것이란 예상을 깨고 오히려 9000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6월에는 7만7000명이나 줄었었다. 상반기 미국의 민감 고용은 매달 평균 9만4000명 감소했다.

7월 민간 고용 개선이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지적이 많고 미국 전체의 고용시장을 보여주는 한계가 있지만 하반기 고용시장이 상반기보다는 나쁘지 않을 수 있다는 기대감을 심어주는 계기가 됐다.


고용은 미국의 경기침체 여부를 판단하는 핵심 지표다. 31일 발표되는 국내총생산(GDP)에 다음 가는 비중을 차지한다.

ADP 고용지표의 개선은 이틀뒤인 8월1일 공개되는 노동부의 7월 고용지표에 대한 기대감도 키웠다. 고용이 개선되면 침체는 깊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7월에도 고용이 감소해 지난 1월부터 7개월 연속 침체가 확실시된다고 전망하고 있다. 블룸버그 전망치는 7만5000명 감소다.

금융주가 꺾이지 않으면 증시도 단기 방향을 위로 잡을 수 있다. 특히 메릴린치의 대규모 상각과 유상증자, 부채담보부증권(CDO) 매각을 계기로 금융주에 대한 시각은 많이 바뀌었다.

그러나 아직도 상각해야할 부실 모기지 자산이 남아있다며 신중하게 접근해야한다는 전문가들이 더 많다. 자산 재평가가 진행되면서 신용손실이 증가할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금융주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PNC 웰스 매니지먼트의 빌 스톤 수석 부대표는 "여러 면에서 변동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이 보유한 채권중에 거래가 없어 실제 가치를 알 수 없는 게 많다"고 말했다. 이같은 불확실성으로 금융주는 하루하루 등락이 바뀌고 있다. 스톤은 "증시의 문제는 (금융주 손실에 대해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어) 투자자들이 매일 새로운 결론에 도달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밀러 타박의 채권전략가인 토니 크레센지는 "고용지표가 예상 밖으로 선전하면서 투자자들이 경기 하강이 얕을 것으로 생각했다"며 "그러나 상반기와 달리 하반기 GDP는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는 적지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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