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욕심내지 않는 접근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2008.07.30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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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뢰밭 증시 확인… "실적주 분할매수 적절"

코스피지수가 미국발 훈풍에도 기대에 못미치는 오름세로 장을 마쳤다.

일본 니케이225지수가 1.58% 올랐고, 싱가포르지수가 1% 이상 상승한데 비하면 코스피지수 상승률 0.67%는 성에 차지 않는 분위기다.

외국인은 2500억원 이상을 코스피시장에서 순매도했다. 장초반 소폭이나마 순매수를 보이면서 매수에 동참하는 가 싶었지만 희망은 희망에 그칠 뿐이었다.



국내 수급의 3대축을 나타내는 외국인의 매수세가 없으면 아시아에서도 '마이너리그'로 취급되는 국내증시의 상승반전은 힘든 실정이다.

↑ 7월30일 코스피주가 그래프.↑ 7월30일 코스피주가 그래프.


이날 코스피시장의 거래량은 2억6201만7000주였다. 거래대금은 4조6612억7100만원이다. 4거래일 연속 거래량은 3억주를 넘지 못하고, 거래대금은 하루 5조를 넘지 못했다. 그만큼 투자심리가 실종된 것을 반증하고 있다.



시간 단위와 거래량의 함수를 살펴보면 코스피지수가 하염없이 미끄럼틀 타듯 주르륵 밀리는 시점에 매수세가 붙지 않음이 관측된다.

이날 코스피시장 거래량을 1시간 단위로 살펴보면 장 개시 후 1시간만인 오전 10시까지 6813만7000주가 거래됐다. 이후 11시까지는 4453만주, 12시까지는 2713만주, 오후 1시까지는 2361만주가 거래됐다.

장 시작 이후 4시간까지 시간 단위로 거래량이 줄어든 셈이다. 장막판 동시호가에 힘입어 장마감 1시간 전에는 6355만주의 거래량을 보였지만 이미 상승동력을 잃어버린 코스피시장은 일과성 이벤트로만 취급한 뿐이었다.


코스피지수는 장초반 잠시 해외 훈풍에 힘입어 잠시 반짝하면서 1595선까지 치솟았다. 1600선 돌파를 눈 앞에 둔 시점에서 하락하기 시작해 1580선을 두고 등락을 거듭했다.

시초가를 1594로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오전 10시에는 1589로 후퇴했고, 11시 1576선, 오후 1시에는 1582선을 기록했다.



장초반 매수세가 잠깐 붙은 이후 1시간여를 매수세의 급감과 동시에 지루하게 보낸 셈이다.

거래량이 줄어들면서 오후 들어서도 '사자 세력'이 없는 가운데 외국인들이 낮춰잡은 호가로 지수는 1580선을 오르내리며 상승의 기회는 뒤로한 채 답답한 맴돌기만 지속했다.

여기에 지난해 인수합병(M&A)로 몸집을 불린 금호아시아나 그룹의 유동성 위기설이 불거지며 코스피는 1%도 상승하지 못하고 종가 기준으로 1580선마저 지키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국내증시가 '미국과 유가'라는 천수답 장세에 의존하는 최근 습성상 위험을 회피하기 위한 움직임이었다고 주장한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새벽에 문을 열 미국증시가 또다시 피로감에 폭락할 경우를 대비한 실망감이 반영된 장"이라며 "어딘가를 기대고 싶은 약세장의 특징이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또다른 증권사의 한 연구원은 "이날 증시는 해외증시의 호재에도 불구하고 금호아시아나 그룹의 유동성위기설이 하락장에 기름을 부었다"고 강조했다.



가뜩이나 투자심리가 위축된 마당에 국내에서 들려오는 악재가 투심을 더욱 주눅들게 했다는 이야기다.

어느쪽 주장이 진실이든 국내증시는 호재를 만나고도 의심에 가득찬 행보와 선뜻 공격적으로 나서지 않는 모습은 두드러진 모양새다.

이같은 장세에서 전문가들은 욕심을 보리고 목표수익률을 낮춰 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주식시장은 하락장 속에서도 오르는 주식은 있기 마련"이라며 "전체적인 시장 관점을 보수적으로 가져가되 현금보유비중이 높은 투자자라면 장기적인 관점으로 1500선 부근에서 실적개선주 등을 분할매수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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