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올림픽 팡파르는 멈추지 않을 것

전현기 우리은행 소주지점 부장 2008.08.10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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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전현기의 '중국 경제 안과 밖'

베이징 올림픽 개막을 며칠 앞두고 중국이 조용하다. 테러 없는 안전올림픽을 강조하면서 전 세계의 축제를 앞둔 들뜬 분위기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

공항에서의 강화된 보안검색과 무뚝뚝하고 불친절한 공안들의 태도가 중국에 입국하는 외국인에게는 불쾌감을 주지만, 중국 당국은 사소한 불편함 쯤은 중국인이나 외국인이나 감내해야 한다는 태도이다.



그럼 올림픽을 앞둔 중국 경제는 변화가 있는가? 올림픽이 끝나면 중국 경제는 좋아질까, 중국 증시는?

한국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요즘 주로 묻는 질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중국펀드에 돈을 묻어두고 있으니 중국 증시가 궁금하고, 많은 기업이 중국에 진출하여 있으니 중국 경제가 어떻게 될지 궁금한 것은 당연하다.



과열된 경제를 억제하기 위하여 시작된 중국의 긴축정책은 전 세계 원자재 급등의 영향으로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물가 상승의 악몽에서 헤매고 있다.
베이징올림픽 팡파르는 멈추지 않을 것


◆물가 안정세, 그러나 기업ㆍ서민 시름 깊어

그러나 7월 중순에 들어 물가는 많이 안정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주유소 입구에 50미터씩 줄 서있던 차량들의 행렬도 이제는 보기 어렵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주요 생필품 가격의 인상이 조금씩 이루어지면서, 저소득층은 생활에 한층 힘이 들지만 전반적으로는 안정적인 분위기이다.

증시도 바닥을 찍었는지 다시 3000선을 향하여 조금씩 조금씩 올라가고 있다. 과연 지난 6월에 말씀드렸던 것처럼 중국 경제의 악재가 다 노출되어 올림픽 이후에는 상승만 있을 뿐인가? 올림픽을 앞둔 중국 경제는 이제 서서히 뿌였던 안갯속을 헤쳐 나갈 수 있을까?


물가는 좀 안정되나 싶었는데 기업들이 이상하다.

지난해 말부터 지속돼온 긴축정책의 영향, 금년부터 발효된 신노동법에 따라 급증한 인건비 부담, 전 세계적인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원가부담 등 모든 악재가 중국에 있는 기업들에게는 위기이다. 또 실제로 주위에서도 폐업하는 기업들의 소문도 심심치않게 들린다.



물론 중국계 기업뿐만 아니라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도 마찬가지다. 이미 잘하고 있던 기업들은 그다지 어려워 보이지 않으나 중소기업 그중에 자금력이 약했던 기업들이 버티기에는 어려운 시기처럼 보인다.

중국 정부는 모든 은행의 대출금액에 대한 한도를 축소하고 각 은행들은 그 한도 내에서 대출을 하다 보니 중소기업, 적자기업의 대출부터 회수하게 되고 국적을 막론하고 중소기업들은 정부의 긴축정책이 너무나 원망스럽다. 올림픽이 끝나도 중소기업들의 이러한 어려움은 당분간 연말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럼 중국의 개인들은 올림픽을 앞두고 어떤가? 한국보다는 덜 하지만 중국도 금년에 물가가 많이 상승하였다. 그러나 계층과 지역에 따라 체감의 정도는 매우 다르다.



대도시에 살고 있는 공무원을 포함한 기업 급여 생활자들은 임금 상승이 몇년 동안 상당히 이루어졌기 때문에 최근의 물가상승에 대하여 큰 어려움은 없다고 한다. 금융계 종사자 및 전문직 종사자, 공무원, 대기업의 간부직원 등은 이처럼 급여인상의 혜택을 누리고 있으며 주택 보유자들도 몇년 동안 지속된 주택가격의 상승으로 최근 주택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는 견딜만 하다.

그러나 유가 인상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심화로 하류층의 생활이 많이 어렵다. 특히 월 급여 20만원(1300위안) 미만의 공장 근로자, 건설 근로자, 가정부 등 외지에서 온 노동자들은 상대적으로 어려움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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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림픽 후 연말까지 8% 정도의 성장률 전망

중국 정부는 사회주의의 특성을 발휘, 상품가격 통제를 적절히 하고 있는 편이다. 중산층이상이 사용하는 석유 가격 및 기타 고급 소비재의 가격은 상당히 올랐으나(상품에 따라 10%-40% 상승) 생필품 가격, 대중 교통비, 전기료, 수도료 등의 인상은 상당히 통제를 하여 중산층 이하의 국민들이 최소한의 기초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여건은 조성하고 있다.



몇년간 지속되어온 경제발전과 그 호황 속에서 기쁨을 만끽하면서 조국 중국에 대하여 자긍심이 하늘을 찌를듯 하였던 중국인들이 지금은 물가상승과 경기 침체 고통 속에서 숨을 죽이고 모두 올림픽만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

8월8일 개최되는 베이징 올림픽이 그 동안의 어려움을 모두 날려버리고 중국 국민을 하나로 묶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희망은 중국 정부나 국민이나 모두 한마음으로 바라는 바이다.

올림픽 이후 2008년도 연말까지는 세계경제 침체의 영향을 받아 중국 경제는 과거에 비하여는 상대적으로 둔화된 8%정도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원자재 가격 상승, 노동법 개정에 따른 인건비 상승, 인민폐 절상으로 인한 수출기업의 마진 축소 및 파산 등의 문제를 극복해야 중국 경제가 다시 재도약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베이징올림픽을 안정적으로 치러 내고 중국 정부가 절대 절명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물가 안정과 내수 확대가 이루어진다면 중국은 다시 과거와 같은 속도로 발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올림픽은 몇년 전부터 추진해왔던 산업구조의 선진화, 도시화에도 크게 기여하여 장기적으로 중국 경제의 전반적인 업그레이드를 가져 올 것으로 보인다. 이제까지 참고 기다려 왔으니 올림픽을 느긋한 마음으로 관전하자.

올림픽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고 중국 경제가 좋아지면 중국 증시도 올라갈 것이고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도 좋아질 것이고 그러면 한국 증시도 좋아질 것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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