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귀신 론스타, 모기지 쓸어담는다

머니투데이 오수현 기자 2008.07.29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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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메릴린치 부실 CDO, 67억달러에 매입

메릴린치가 액면 306억달러 상당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 부채담보부증권(CDO)을 67억달러에 달러스 소재의 사모펀드 론스타에 매각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CNN머니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론스타가 메릴린치의 대표적 부실 자산인 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 CDO를 독자적으로 인수하는 과감성을 보이고 있다며 주목하고 있다. 이 CDO는 부실이 심각한 서브프라임 모기지증권이 많아 다가서기를 꺼리는 대표 자산이다.



외환은행 투자에서 대박을 터뜨리는 등 돈냄새 맡는데 귀신같은 론스타가 움직이고 있다는 것은 메릴린치의 CDO의 추가 가격 하락이 제한적이라는 의미와 다르지 않다는 얘기가 시장에서 나오고 있다. 다시 말해 모기지증권 가격 폭락으로 1년 넘게 진행되고 있는 신용경색이 추가로 악화될 여지가 많지 않다는 것을 시사한다는 것이다.

메릴린치는 올들어 2분기까지 이 CDO에서 111억달러의 상각을 단행했다.



사실 론스타의 모기지 관련 투자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론스타는 최근 모기지 업체 CIT그룹과 어크레디티드 홈 랜더스 홀딩(AHLH)을 각각 15억달러와 2억9500만달러에 인수했다. 이 외에도 베어스턴스 모기지 사업 부문도 매입하는 등 최근들어 모기지 사업 확장에 공격적인 투자를 보여왔다.

이처럼 위험부담이 높은 모기지 관련 투자에 론스타가 적극적으로 투자를 단행하고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가격이 저점에 왔고, 조만간 가격 반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 공개 기업처럼 자본금 확충에 시달리지 않아도 되고, 분기 실적보고 같은 귀찮은(?) 의무가 없는 론스타 같은 사모펀드들은 투자 적기에 이를 때까지 시간을 두고 기다릴 수 있는 여유가 있다.


1995년 창설된 론스타는 프랜차이즈 음식점인 '쇼니'를 인수해 5년뒤 매각하면서 차익을 거둔 뒤 해외로 까지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왔다.

2001년 론스타는 일본 국영 소규모 금융기관을 4억달러에 인수한 뒤, 도쿄스타뱅크로 이름을 변경해 2005년 주식상장을 통해 자본금을 불린 뒤, 이중 일부를 헤지펀드에 20억달러에 매각하는 수완을 발휘하기도 했다.

론스타는 2003년 한국 외환은행 (0원 %)을 2조1549억원에 매입해 외환은행 주식 13.6%를 블록세일로 처분해 12억8000만달러(1조1927억원)를 회수했고 두 차례의 배당으로 6470억원을 거둬들였다.

이미 투자원금의 85.4%인 1조8398억원을 회수한 셈이다. 현재 보유한 지분 51.02%를 HSBC에 63억달러에 팔 경우 6조원가량을 더 벌게 된다. 이 경우 투자원금을 제외하고도 5조~6조원을 남기게 된다.

우리 입장에서 보면 억울하지만 론스타 입장에선 2003년 당시만 해도 장래가 불투명한 한국의 부실은행에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거액을 투자한 대가인 것이다. 투자 감각만큼은 확실하단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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