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그룹3사①]공격적 사업 확장,지방미분양 키워

더벨 길진홍 기자 2008.07.29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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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주택건설사]⑥양산 물금, 충남 조치원 계약율 저조

이 기사는 07월29일(14:17)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지난 2005년 6월 대림산업 (58,600원 ▼500 -0.85%)은 서울시가 공개 매각한 뚝섬 상업용지 경쟁입찰에 참여 3구역을 따냈다. 대지면적 1만8200㎡에 낙찰가액이 3823억원, 3.3㎡당 낙찰가가 무려 6945만원에 달해 건설업계에서 화제가 됐다. 서울시 예정가보다 무려 185%가 비싼 가격이었다.



◇애물단지 된 뚝섬 상업용지, 계약자 없어 속앓이

업계에서는 워낙 고가에 사들인 뚝섬 상업용지의 사업성에 물음표를 달았다. 이날 대림산업과 함께 4구역을 낙찰받은 피앤디홀딩스는 금융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고 파산지경에 이르렀다. 2년여가 지난 올 2월 대림산업은 이 땅에 한 채당 40억원이 넘는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 한숲e-편한세상을 선보였다. 부자들을 겨냥한 철저한 타깃 마케팅으로 일반인들은 모델하우스 접근이 차단됐다.



그러나 고급 주거수요가 모여들 것이란 기대와 달리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대림산업이 뚝섬 상업용지에 내놓은 한숲e-편한세상은 분양한지 수개월이 지나도록 전체 198가구 중 20%도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서울숲 복합단지 개발과 성수신도시 조성이라는 초대형 개발호재에도 불구하고 열악한 주거여건과 지역의 낮은 소득수준이 부자들의 유입을 막은 걸림돌이 됐다고 지적한다. 한강 너머 삼성동 현대아이파크와 같은 부촌은 생각보다 거리가 멀었다.

뚝섬 상업용지 분양은 대림산업의 공격적인 주택사업 전략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 수년간 대림산업은 주택시장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아파트 분양사업에 매진했다. 주로 아파트 공급은 서울 도심과 지방 중소도시에 집중됐다.

대림산업이 올 상반기에만 공급한 아파트 가구 수만 10곳, 7574가구에 이른다. 신규 아파트 공급물량이 급감한 지난해에도 대림산업은 7개 사업장에서 모두 7030가구를 쏟아냈다. 이들 물량은 주로 공급이 넘치는 지방 중소도시에 집중됐다.

올 하반기에도 용산 신계동(699가구), 강남 청담동(18가구), 대전 낭월동(713가구), 인천 신현동(1780가구) 등 모두 4곳에서 3278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그러나 주택시장 침체기에 공격적인 사업확장은 지방 사업장을 중심으로 하나둘씩 미분양으로 돌아오고 있다.

◇지방 중소도시 대량 미분양, 재분양 등 후유증 시달려

2008년 6월말 현재 대림산업 전체 미분양 물량은 17곳, 4599가구에 이른다. 이 가운데는 입주일자가 지난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 473가구가 섞여있다. 아파트 한채당 평균 분양가를 3억원으로만 잡아도 1조3797억원 가량의 분양대금이 아직 회수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지역별로는 경남이 1467가구로 미분양이 가장 많고, 경북 1012가구, 충남 763가구, 대구 516가구, 울산 358가구, 서울 176가구 순으로 전국에 고루 분포돼 있다.

특히 대량으로 물량이 집중된 지방 사업장에서는 공급과잉 후유증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7월 대림산업은 경남 양산 물금읍에 998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내놨다가 청약자들의 반응이 시큰둥 하자 아예 모델하우스 문을 닫았다.

현재 이 사업장은 재분양을 준비중이다. 이 아파트와 동시에 공급된 양산3차e-편한세상의 경우 전체 884가구중 무려 618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아 있다. 이미 양산 물금읍에만 9000여가구의 아파트가 공급된 상태로 남은 물량을 단기간 내 털어내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또 주변 아파트보다 3.3㎡당 200~300만원 높게 책정된 분양가도 미분양 해소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지난해 말 충남 연기군 조치원에 선보인 조치원e-편한세상도 983가구중 638가구가 아직 주인을 찾지 못했다. 행정중심복합도시와 인접한 기대심리에도 불구 하고, 부족한 생활편익시설과 열악한 학군 등이 수요자들이 등을 돌린 요인으로 꼽힌다. 게다가 인근에 새 아파트 입주가 잇따를 예정으로 당분간 미분양 적체가 이어질 전망이다.

경북 구미시에서는 구도심이라 할 수 있는 남통동일대에 일부 미분양 물량이 남아 있다. 금호산 자락에 놓여 주거쾌적성이 뛰어난데도 구미산업단지와 접근성이 떨어지면서 수요가 한계에 이르렀다는 지적이다. 경북 경산시 중방동에서도 올해 초 1477가구 규모의 대단지들 내놨다가 절반도 계약자를 채우지 못하고 있다.

◇분양수입은 줄고, 공사미수금은 늘고

이처럼 지방 사업장을 중심으로 미분양이 누적되면서 공사 미수금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대림산업의 공사 및 분양 미수금은 2006년 8392억, 2007년 1조1908억원, 2008년 3월말 현재 1조2628억원으로 매년 큰 폭으로 늘고 있는 추세다.

또한 뚝섬, 유곡, 청주 강서, 양산3차 등 용지를 매입해 분양한 자체사업은 분양수입이 2005년 2,335억원, 2006년 1559억원, 2007년 1301억원 등으로 매년 감소추이를 보이고 있다.

주택사업에 따른 우발채무도 크게 늘어나 있다. 2007년 말 현재 시행사 지급보증 2조 2867억원, 시행사 채무인수 1248억원 등의 우발채무가 잡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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