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당국 '알박기'식 개입 나섰다

더벨 이승우 기자, 이윤정 기자 2008.07.29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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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X리포트]1008원선 달러매도 사전주문…"고강도 개입 사전조치" 해석도

이 기사는 07월28일(16:43)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외환당국이 환율 하락을 이끌기 위해 강수(强手)를 펼치고 있다. 특정 레벨에 달러매도 주문을 사전에 내놓는 알박기 형태의 개입을 단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시장(NDF)에서의 매도 개입과 병행,개입 효과를 극대화시키는 방식으로 평가받고 있다.

28일 서울 외환시장의 복수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 25일 외환당국은 수억 달러의 매도 주문을1008원선에 내놓고 있었다. 대규모 매도 주문에 달러를 사려는 쪽이 나타나 환율이 이 수준까지 오르게 되면 외환당국이 내놓은 매도 호가에 부딪혀 환율이 추가로 더 오르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이날 원/달러 환율은 1008.4원에서 개장한 이후 장 마감을 앞두기 전까지 줄곧 1008원 아래에서 움직였다. 장 마감을 몇 분 앞두고는 외환당국의 개입 주문이 사라지자 환율은 1009.2원으로 상승하면서 장이 끝났다.

외국계 은행 한 딜러는 "1008원에 외환당국의 매도 호가가 국책은행을 통해 걸려있었다"며 "1008원 위로 환율이 올라가지 못했다"고 전했다.


특정 레벨에서 일명 '알박기' 형태의 개입을 한 것이다. 이 같은 개입 방식은 25일뿐 아니라 최근 며칠 사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딜러들은 전하고 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개입의 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한 외환당국의 고도의 전략으로 해석하고 있다. 외환보유액 감소를 우려,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실탄을 많이 쓰지 않고 특정 수준에 방어벽을 구축해놓고 NDF 시장에서 물량 공세를 펼친다는 것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역외 NDF에서, 그리고 역내에서는 알박기 형태로 개입에 나서면서 외환당국의 개입 효과가 상당히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만간 대규모 물량 공세가 재개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세자릿수 환율로 끌어내릴 사전 조치일 수 있다는 것.

다른 외국계 딜러는 "전날(24일) 외환당국이 각 은행별로 외화 포지션 체크를 했고대규모 알박기식 개입이 있었다"면서 "이는 900원대 아래로 환율을 끌어내리기 위한 사전 조치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한편 알박기식 개입을 두고 과거 IMF 외환위기 이전 '달러 배급제'를 연상시키는 딜러들도 있었다. 특정 수준에서 달러 매도(공급) 호가를 집중시켜놓고 '그 아래에서 달러를 사라'고 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는 것이다. 환율이 급격하게 변할 경우 환율 레벨과 상관없이 행해지는 속도조절용 스무딩 오퍼레이션 형태와는 분명 다르다는 것이다.

외국계 은행 딜러는 "수입 업체들도 달러 사기에 급급하고 외국인들도 1010원 아래에서는 롱(달러 매수) 포지션 구축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정 레벨 아래에서 달러를 사게끔 정부가 공급해주는 결과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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