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美실망을 中에 기댄다면…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2008.07.29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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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증시가 또다시 큰 폭으로 급락했다. 국제유가도 반등했다.

미국증시 하락과 국제유가 반등이라는 정형화된 악재가 또다시 국내증시에도 악영향을 줄 전망이다.

미국 다우지수는 29일(국내시간) 앞선 거래일에 비해 239.61포인트(2.11%) 하락한 11131.08을 기록했다. S&P500지수도 23.39포인트(1.86%) 떨어진 1234.37로 거래를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도 46.31포인트(2.00%) 내린 2264.22로 장을 마쳤다.

미국 뉴욕 3대 증시 지표가 모두 큰 폭으로 주저앉았다. 힘들게 회복한 20일 이동평균선도 이탈해 추가하락 가능성도 열었다.



특히 장마감 후 터진 메릴린치 악재는 국내증시에도 직접적인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메릴린치는 장마감후 85억불 조달 계획을 밝혔다. 결산기준 3분기 부채담보부증권(CDO)을 헐값에 매각하면서 57억달러를 상각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규모 자금수혈에 34억달러라는 거금이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테마섹이 조달키로 했다. 메릴린치의 상각과 대규모 자금조달은 신용경색 위기가 여전히 '징행중'임을 다시 한번 일깨웠다.


이날 미국증시에서 11.6% 급락한 메릴린치발 신용경색 쇼크가 어디로 튈 지 난감하다. 메릴린치뿐 아니다.

신용경색 위기감으로 AIG는 12% 내려앉았다. 씨티그룹도 7.5% 가라앉았고 뱅크 오브 아메리카(-5.1%), JP모간(-4.7%), 웰스파고(-4%) 등도 일제히 하락대열에 동참했다.



지난 주말 미국하원이 구제안을 승인한 패니매이와 프레디맥도 각각 10.7%와 6.6% 내렸다.

금융주뿐 아니다. 실물경제를 담당하는 기업의 주가도 실적 발표에 따라 출렁댔다.

분기 순익이 92% 감소한 미국의 육류공급업체 타이슨푸드는 7% 급락했다. 부도설이 나도는 GM도 7% 넘게 주가가 빠졌다. 도요타도 실적에 대한 부정적 전망에 따라 3.6% 하락했다.



설상가상으로 국제유가까지 휘청댔다.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지난 주말에 비해 배럴당 1.47달러(1.2%) 오른 124.73달러에 마감됐다. 나이지리아 무장단체가 로열더치쉘의 송유관을 공격했다고 밝히면서 상승세를 탄 것으로 풀이된다.

'신용경색 위기+국제유가 상승'이라는 공식이 재현되면서 그렇지 않아도 수급불안으로 지리멸렬한 국내증시도 29일 하락을 감수해야만 하는 입장에 처했다.



최근 겨우 5일 이동평균선(1595.07)이 20일선(1568.06)을 웃도는 단기 골든크로스도 29일 증시에서는 담보하지 못하게 됐다.

국내 기관들의 전기전자에 대한 실적실망으로 매도세가 강화되는 가운데 외국인 매도세까지 결부되면서 기술적 지지선이 흐트러질 공산도 커졌다.

1차적 지지선은 20일선인 1568선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하반기 국내증시의 주력인 전기전자(IT)에 대한 실망감까지 겹쳐 기관의 투심이 자신을 잃은 상황에서 20일선 마저 뚫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다만 부정적인 모습만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 실적 견조세와 정책전환에 대한 희망으로 중국관련주가 힘을 얻고 있는 점에 지수의 지지를 부탁할 수도 있다.

중국당국은 지난 주말 열린 중국정치국 회의에서 하반기 경제정책 변화를 예고했다. 지금까지 경기과열과 물가 2가지 모두를 잡기 위해 총력을 펼쳤지만, 하반기 이후 정책에서는 물가 잡기와 함께 성장도 유지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이에 따라 중국관련주는 실적을 바탕으로 최근 오름세를 타고 있다. POSCO (375,000원 ▼500 -0.13%)가 6거래일 가운데 5일간 상승하는 등 이미 중국의 정책 리스크 완화를 방영함을 보여주고 있다.



김성봉 삼성증권 (46,650원 ▼850 -1.79%) 연구원은 "철저하게 실적을 바탕으로 투자의 맥을 가져가야 할 필요가 있다"며 "어려운 상황에서도 실적 전망치가 크게 떨어지지 않는 종목이나 오히려 상향조정되는 종목을 공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POSCO홀딩스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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