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수차익잔고 8조, 걱정하기엔 이르다

박동희 머니투데이 방송기자 2008.07.29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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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덱스펀드등 비차익세력이 물량받아줄 가능성

프로그램 매수차익잔액이 8조원을 넘어섰다. 지난 25일 사상최대치인 8조1283억원을 기록했고, 28일에는 8조2749억원으로 불어났다. 자꾸 쌓여만 가는 매수차익잔고에 벌써부터 만기일이 부담스럽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8월 둘째 주 목요일인 다음 만기일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아있다는 것.

베이시스 왜 이리 큰가?



8조원이 넘는 프로그램 매수차익잔액은 베이시스의 큰 괴리율 덕에 가능하다. 선물가격은 이미 이론가격을 범주를 크게 벗어난 지 오래다. 선물과 현물의 가격차는 오후 3시 현재 0.5%를 넘어섰다. 그동안 거의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무위험차익 가능성이 커지자 너도나도 프로그램 매수차익을 노리는 형국이다.

이 같은 높은 베이시스의 괴리율은 현선물의 수급 차에서 비롯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지난 24일 단 하루를 제외하곤 두 달 가까이 외국인의 매도 행진이 벌어지는 것이 원인이다.



만기일 충격 없다?

옵션 만기일이 다가오면 매수차익잔고의 청산 압력이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에도 전문가들은 크게 동요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8월 옵션 만기일에 있을지 모를 충격은 크게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다”고 분석했다. 최 연구원은 “역설적이게도 베이시스가 나빠지는 것을 걱정해야 한다”며 “베이시스가 안 좋으면 청산하려는 물량이 많이 나올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7월 옵션 만기일에도 옵션과 관련한 5000억원 가량의 물량이 쏟아져 나왔지만 시장은 굳건했다. 증권사와 연기금 중심의 비차익거래가 물량을 받아내면서 충격을 최소화 했다. 특히 증권사는 상장지수연계펀드(ETF) 신규 설정을 통해 시장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했다. 이번엔 중장기적인 인덱스 스위칭에 주력하는 인덱스 펀드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인덱스 펀드의 설정액은 24일 기준 9조3900억원으로 늘고 있는 추세다.

여전히 조심스럽다



물론 아직은 조심스럽게 추이를 지켜봐야한다는 의견이 대세다. 이승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차익거래를 노리고 새로 유입된 자금일 경우 단기 시세차익을 노릴 것”이라며 “다음 만기일에 1조원 이상까지 물량이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인덱스 펀드를 비롯한 비차익 세력이 물량을 받아줄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1조원은 시장에 다소 충격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근본적으로 외국인 현물 매도 움직임이 잦아들어 현선물의 수급 불균형이 해소되어야만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베이시스가 작아지는 순간 청산이 가속화돼 주가의 발목을 잡을 공산이 커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할 것이다. 한동안 옵션 만기일 마다 이같은 우려와 안도가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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