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재로 교체하기가 쉽다면 모르겠지만 교체해 수입하기도 어렵다면 울며 겨자 먹기로 비싼 값을 치르고서라도 들여와야만 한다.
상승세를 봐도 두바이유의 강세를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 올해 3월 3일 종가를 기준으로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는 102.45달러, 북해산 브랜트유는 100.83달러, 중동산 두바이유는 94.87달러로 일괄된 가격차를 보였다. 그러나 이후 이달 25일까지 WTI는 19.53%, 브랜트유는 22.7%, 두바이유는 29.22% 상승하며 WTI에 비해 두바이유의 상승률이 10%p 가까이 높았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유종 간 가격차이가 줄어든 것일까.
오승구 삼성경제연구소 글로벌경제실 수석연구원은 “과거 WTI의 가격을 보고 두바이유 가격이 결정되는 구조였으나 이제는 WTI의 가격 대표성이 사라지고 있다”며 “유황 함유량 등 정제마진을 고려해 가격 차이를 보였지만, 최근 1~2년 사이 질적인 차이보다는 원유를 확보하는 것에 더 의미를 두고 가격이 결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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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정제비용에 따른 마진율보다는 국제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에 따른 원유확보 경쟁이 더 심해졌다는 것이다. 오승구 수석연구원은 이 때문에 앞으로도 두바이유 가격은 WTI나 브랜트유와 비슷한 가격대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았다.
우리나라는 원유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2008년 1∼5월 사이 원유수입액은 총수입의 20%였고, 원유 수입 규모로는 세계 5위까지 올라(?)섰다. 원유 전량을 수입할 수밖에 없는데다 두바이유가 거침없이 오른다고 해도 원유 수입창구를 다변화할 수도 없는 처지다. 아프리카, 중남미, 러시아 등을 고려해 볼 수 있지만 운송비와 안전 상의 이유 등을 고려할 때 두바이유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결국 귀결되는 것은 ‘에너지 절약’뿐이다. 두바이유 의존도가 절대적인 만큼 가파른 상승세 속에 더 많은 상대비용이 지출됐을 것이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두바이유 가격이 WTI나 브랜트유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면 WTI나 브랜트유를 주로 수입하는 국가보다 상대비용이 커질 것은 자명한 일이다. 마치 휘발유보다 경유 값이 더 많이 올라 경유차 운전자의 부담이 더 커진 것과 마찬가지다.
우리가 에너지를 절약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 또 하나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