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목표주가 줄줄이 하향

계주연 머니투데이 방송기자 2008.07.28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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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대 실적에도 시장 기대치 밑돈다"는 이유로

삼성전자 (81,500원 ▼100 -0.12%)의 목표주가가 줄줄이 하향 조정되고 있다. 지난 금요일 발표된 2분기 실적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지만 시장의 기대치를 밑돌았기 때문이다.

하나대투증권 이정 연구원은 목표주가를 기존 90만원에서 74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미국 경기 하강가능성 확대와 하반기 실적개선 모멘텀 약화를 고려할 때 50만원 초반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며 단기적으로는 부진한 주가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우리투자증권의 박영주 연구원 역시 목표주가를 기존 86만원에서 73만원으로 낮췄다. 박연구원은 “경기 불황의 악영향을 실적 추정에 본격 반영하여 2008년과 2009년 EPS를 각각 21.8%와 14.6% 하향 조정함에 따라 목표주가를 기존 15.1%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목표주가는 하향 조정했지만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매수를 유지하는 이유는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전 세계 경기가 불황에 놓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삼성전자의 경쟁력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 이라며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D램의 경우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지속적인 설비투자를 진행하고 있어 시장 점유율 상승과 이에 따른 시장 지배력 강화가 예상된다” 고 밝혔다.



LCD부문 역시 TV부문에서의 확고한 ‘고객기반(customer base)’을 바탕으로 경쟁업체 대비 실적 악화폭이 상대적으로 작게 나타난 점을 고려할 때 앞으로의 전망이 크게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금요일의 쇼크, 하반기까지 연장될까 우려

사실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은 글로벌 경기둔화와 원가 상승, 가격경쟁 심화 등 어려운 대내외 여건을 고려할 때 크게 나쁜 것만은 아니다.


비록 시장의 기대치에는 못 미쳤지만 분기 매출로는 사상 최대 규모인 18조 1,391억원(연결기준 29조 1,000억원),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108% 증가한 1조 8,938억원(연결기준 2조 4,00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IR팀장인 주우식 부사장은 지난 25일 삼성전자 본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해외법인을 포함한)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이 2조원이 넘었다. 어려운 시장 환경 상황을 고려할 때 분기당 영업이익을 2조원 이상 달성한 IT기업은 세계적인 수퍼기업”이라고 자평했다.

그러나 시장은 냉혹했다. 지난 금요일 삼성전자의 실적이 발표되자 삼성전자의 주가는 급락했다. 장 초반 실적에 대한 기대감으로 소폭 상승하며 출발했던 주가는 오후 들어 낙폭을 키우며 결국 전일대비 3만 8,000천원 떨어진 576,000원(-6.19%)에 거래를 마쳤다.

2분기 실적에 대한 실망감보다는 하반기 실적에 대한 우려감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하반기 주가전망 어둡게 하는 요인

하반기 삼성전자의 주가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 지난 2분기 동안 실적에 큰 공을 세운 환율이 하반기에는 제 역할을 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됐다.

주우식 부사장은 “하반기 들어 환율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이 사실” “하지만 (앞으로)환율 상의 추가적인 혜택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 고 말했다.

이어 수급 상의 문제를 지적했다. “계속 문제가 되고 있는 반도체, 특히 메모리는 일부 수급상의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 공급 상의 구조조정이 이뤄지면 좋겠지만 쉽게 풀리지는 않을 것” 이라며 반도체 수급의 급격한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뜻을 내비쳤다.

또한 최근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의 50%가 넘는 이익을 실현하며 사실상 삼성전자를 이끌고 있는 LCD부문 역시 하반기 계절적 성수기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공급과잉으로 인한 가격경쟁력 약화가 문제로 거론됐다.

주우식 부사장은 “하반기에는 전반적인 수요증가가 기대되기는 하지만 거시변수 문제(글로벌 경기침체)와 각 산업의 수급상의 메커니즘을 감안하면 솔직히 실적의 가파른 개선은 하반기에도 어렵지 않을까 예상 한다” 며 “앞으로 공격적인 투자와 더불어 경쟁사와의 격차를 벌리는데 주력할 것” 이라는 의지를 밝혔다.

NH투자증권 서원석 연구원은 “3분기 경우에는 LCD와 휴대폰의 모자라는 부분을 D램이 메꿔주면서 2조 3천3백억원의 이익을 달성할 것” “하지만 4분기에는 D램 부분 마저 가격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시장에서 보는 실적보다 나쁜 1조 5천 억대 까지도 이익이 하향될 수 있는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당분간 자사주를 매입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우식 부사장의 발언도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 주 부사장은 "현재는 시장 상황이 불투명하기 때문에 현금 확보가 중요해지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자사주 매입 계획이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2년부터 해마다 1조 5천 억원 이상 자사주를 매입해왔다. 실적 발표 전부터 자사주 매입설이 떠돌며 시장의 기대치를 높여왔던 터라 이번 주부사장의 발언은 하반기 삼성전자 주가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삼성전자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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