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어들기만 하는 증시자금, 시장 어떡해?

박동희 머니투데이 방송기자 2008.07.28 09:16
글자크기
다우 이론에 따를 대 국내 증시가 완연한 약세장에 접어들었다.

1880년대 찰스 다우가 만든 다우 이론은 시장참여자들의 자금 흐름을 통해 시장이 호황 또는 불황 국면인지를 판단하는데 쓰인다. 외국의 기관투자자 같은 1급 투자자들의 움직임이 선행 지표 역할을 한다면 뚜렷한 추세가 눈에 보여야 움직이는 개인 투자자들의 동향은 후행지표로 본다. 증시에 선행 후행하는 둘 모두가 매도에 나섰다면 약세장 터널의 한 가운데 있다고 보는 게 다우 이론이다. 현재 국내 증시에선 외국인과 개인투자자가 동시에 매도에 나서고 있다.

지난 주 미 증시가 상승 뒤 하락이 찾아오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타는 동안 국내 증시에선 자금이 꾸준히 빠져나갔다. 24일 1644억원 반짝 순매수로 돌아섰던 외국인은 바로 다음날 1817억원을 토해내며 이틀 합쳐 순매도를 기록했다. 지난 6월9일부터 순매도한 규모가 9조원이나 된다.



개인투자자들의 증시 자금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고객예탁금 역시 줄었다. 25일 현재 9조2794억원으로 지난 6월16일 9조원대로 내려앉은 이후 10조원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 주 고객예탁금이 9조원 밑으로 내려앉을 가능성마저 나오고 있다.

고객예탁금이 줄어드는 현상은 증시 전망이 좋을 때와 나쁠 때 모두 발생한다. 증시가 활황일 때 개인투자자들이 매수에 나서면 고객예탁금이 일시적으로 줄어든다. 그러나 활황을 노린 새로운 자금이 뒤따라 증시로 유입되기 때문에 고객예탁금은 결과적으로 늘어난다.



반대로 증시 전망이 어두울 때도 고객예탁금이 줄어든다. 개인투자자들이 주식 투자를 접고 자금을 보다 안전한 투자처로 옮기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개인투자자들이 매도로 인해 일시적으로 고객예탁금이 늘어난다. 이런 현상이 바로 지난주에 벌어졌다.

고객예탁금이 전반적인 감소세에도 불구하고 지난 21일과 24일엔 각각 700억원과 3000억원 가량 늘어났다. 그런데 이날 개인투자자들이 코스피시장에서 3455억원과 2821억원 씩 순매도를 기록했다. 고객예탁금의 일시적 증가는 자금 유입이 아니라 개인들의 매도에 의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주식형펀드의 자금유입도 주춤하는 모양세를 보였다. 25일 143조원을 넘어서며 여전히 증가세를 보였지만 올해 초 가파른 증가세에 비하면 140조원 대(5월)에 들어선 이후 지지부진한 행보다. 그나마 해외 펀드의 마이너스 수익률에 따른 반작용으로 국내 주식펀드의 자금 유입이 계속되는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약세장의 징후가 더욱 분명해지는 자금 흐름 속에서도 개인투자자들은 신규상장주식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지난 11일과 23일 코스탁 상장한 슈프리마와 아이엠은 개인의 순매수 상위 종목을 차지했다.

유가가 다소 안정되고 미 정부가 신용위기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나선 가운데 많은 전문가들은 기술적 반등을 점치고 있다. 주가 하락이 단기간에 이뤄진 만큼 미 증시의 기상도에 따라 코스피가 조정국면을 맞이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주가의 등락과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빠져나가는 증시 자금은 분명 약세장을 가리키고 있다. 최악의 경우 주가가 반등하였을 때 손실을 최소화하려는 투자자들이 대거 매도에 나서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번 주 반등의 가능성이 큰 만큼 증시 자금의 유출이 가속화될지 모른다는 우려감도 커지고 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