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전쟁..LGD '감산' vs 삼성 '공격' 대조적

머니투데이 오동희 기자 2008.07.28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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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D 8월까지 10% 줄이겠다...삼성 투자 8000억원 늘려

전 세계 액정화면(LCD) 업계가 또 다시 생존 게임에 돌입했다.

상당수 디스플레이 전문가들은 거의 2년마다 돌아오는 LCD 경기순환 곡선(일명 크리스탈 사이클)상 호황의 정점에 도달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사상 최대의 이익을 구가하고 있지만 판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매출도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위기의 신호가 오고 있다는 증거로 해석되고 있다.

특히 세계 1,2위 업체인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공격투자와 감산 경영의 상반된 전략을 펴 귀추가 주목된다.



세계 2위 LCD 업체인 LG디스플레이 (12,600원 ▲290 +2.36%)가 이달부터 전체 생산물량의 10%를 줄이기로 하고 감산에 돌입한 것도 이 때문이다. 감산은 우선 2개월간 진행할 계획이다. 하지만 업계 1위인 삼성전자 (87,100원 ▲2,500 +2.96%)는 '위기가 곧 기회'라는 판단에 따라 감산 없이 공세에 나서 대조적이다. 파워게임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27일 "최근 공급량 증가에 따라 판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해 감산에 들어갔다"며 "구미와 파주 LCD 생산라인에서 나오는 전체 물량의 10%를 오는 8월말까지 줄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매출 기준(6월)으로 시장점유율 20%인 LG디스플레이가 전체 물량의 10%를 감산할 경우 시장 전체적으로 2% 가량의 물량이 축소된다. 이는 LCD 시장에 큰 파급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세계 3위 LCD 업체인 대만의 AU옵트로닉스(AUO)도 지난 24일 전체 물량의 10%를 줄이기로 했고 이에 앞서 치메이옵토일렉트로닉스(CMO)와 청화픽쳐튜브(CPT)가 감산에 동참했다. LCD 업계에 감산 붐이 일고 있는 것이다.

이들이 감산에 돌입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LCD패널 시장은 68억9000만 달러 규모로 지난해 7월 이후 1년 만에 처음으로 월 기준으로 70억 달러를 밑돌았다. 수량은 느는데 가격이 뒷받침해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비수기인 1∼2월에도 70억 달러를 넘었다는 점과 비교하면 위기의 신호다.

LCD전쟁..LGD '감산' vs 삼성 '공격' 대조적


LCD 업계 관계자는 "LCD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함에 따라 TV 세트업체들이 재고를 줄이고 있다"며 "이로 인해 다시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또한 최대 수요처로 기대됐던 올림픽 특수도 기대만 못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감산에 동참할 분위기가 아니다. 점유율 26%(6월 매출 기준)인 삼성전자가 동참하지 않을 경우 감산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 25일 주우식 삼성전자 IR팀장(부사장)은 "LCD가 하반기 공급 과잉 우려로 일부 경쟁사들이 감산을 검토하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감산할 이유가 없다"고 못 박았다. 표면적인 이유는 여전히 삼성전자의 고객에게 공급하는 물량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속내는 이 기회에 확실한 1위 자리를 굳혀놓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주 부사장은 "대부분 기업들은 (투자를) 축소하겠다고 했는데 우리는 공격적으로 투자해 (경쟁사와의) 격차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올해 투자계획 확정발표에서 LCD 부문의 투자를 당초 '3조 7000억원 이상'에서 8000억원을 늘린 4조 5000억원으로 확정 발표했다. 8세대 증설 라인의 가동에도 들어갔다.

삼성전자가 공격적 투자에 나서면서 감산에 따른 손실은 LG디스플레이와 대만 업체들이 입는 반면, 감산으로 인한 가격 안정화의 효과는 삼성이 고스란히 가져갈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에 감산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도 의문이다. 파워게임 승패의 윤곽은 3/4분기말 경이면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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