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금융시장 "바닥을 확신하기 어렵다"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2008.07.27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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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

- 분기 실적, 전적 신뢰 어려워
- 패니·프레디 지원법, 기대만큼 성과 거둘까
- 부동산시장 여전히 바닥

미국 은행들의 2분기 성적은 나쁘지 않았다. 대부분 예상을 웃돌았고 이 같이 눈에 보이는 결과는 최악의 신용위기는 지났다는 다소 섣부른 관측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시장에는 여전히 금융권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더 크다. 위기에 몰린 양대 국책 모기지기관 패니매와 프레디맥을 살려내기 위해 정치권이 주택시장지원법안(housing bill)이라는 특단의 대책을 들고 나섰지만 꽁꽁 언 시장의 급격한 해빙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정치권에서 나섰지만

미 상원은 26일(현지시간) 표결을 통해 찬성 72 대 반대 13으로 이번 법안을 승인했다. 이로써 법안은 28일 백악관의 최종 승인만 얻으며 정식 법제화된다. 백악관 승인 역시 무난해 보인다. 이미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거부(veto)권 사용 포기를 공언했다.



3월 입안에서 제정까지 약 5개월이 걸렸다. 흔치 않은 초스피드 처리다. 이는 정치권의 상황 인식이 그만큼 급박하다는 방증이 된다.

정치권은 이번 법안이 대출 연체에 따른 주택 압류 처분이 전년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하는 등 대공황 이후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미국 부동산시장의 회생에 일조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부동산시장 상황은 말 그대로 최악이다.

◇지표는 여전히 바닥


지난달 미국의 기존주택매매는 10년래 최저를 기록했다. 6월 기존주택 매매는 전달보다 2.6% 감소한 486만채에 불과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6%, 주택 시장 호황이 정점에 달했던 2005년 9월에 비해 30% 이상 각각 감소한 수준이다.

지난달 신규주택매매는 예상을 상회했다.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6월 신규주택판매는 0.6% 감소한 연율 53만2000채를 기록했다. 예상치를 약 3만채 웃돌았다. 하지만 추세 변화를 언급하기는 이르다. 조엘 나로프 나로프 이코노믹 어드바이저스 대표는 "강화된 대출 규제와 모기지 금리 상승으로 다음 달 신규주택 판매가 더욱 상승하기는 힘들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최악 탈출은 시기상조

CNN머니는 25일 자본, 신용, 주택시장 등 경제에 대한 전반적인 상황을 감안할 경우 올해 말까지 금융주들의 불안이 지속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톰슨 로이터에 따르면 S&P500 소속 금융서비스 기업 중 절반 이상의 2분기 실적이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를 상회했다. 그러나 많은 은행들이 여전히 적자권에 머물렀다. S&P500 금융기업들의 2분기 순익 총계는 89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85% 급감했다. 3분기 역시 감소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기대치가 워낙 낮았기 때문에 예상을 웃돈 것일 뿐 실제 상황은 여전히 좋지 않다는 말이 된다.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숏셀링(공매도) 금지는 금융주 반등 모멘텀이 됐다. 하지만 주택 시장 부진이 재부각되면서 금융주도 반등세는 이내 끝났다. 와코비아의 주가는 24일 11.1% 떨어진데 이어 25일에는 7.58% 하락했다. 워싱턴뮤추얼의 주가 역시 23일 이후 34% 급락했다.

주택 시장 부진이 지속되고 있어 금융주들의 유동성 위기가 다시 고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이에 그동안 비교적 견조한 모습을 보이던 프라임 모기지(신용도가 좋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모기지 대출)마저 악화 신호를 보내고 있다.

일부에선 회복을 말하고 있지만 최악의 시기가 끝나지 않았다는 분석이 아직까진 대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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