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늪' 증자폭탄… 요지경 '다단계' M&A

머니투데이 전필수 기자 2008.07.28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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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재벌의 모럴해저드-中]주가빠지면 테마로 기름칠

모회사도 적자, 인수한 자회사도 적자. 그래도 또 다른 인수합병(M&A)도 가능하다. 적자기업을 사서 그 기업 돈으로 또 다른 적자기업을 산 후 몇달안에 차익을 남기고 되판다. 꿈같은 얘기지만 코스닥시장에선 가능한 얘기다. 일정부분 자금조달 능력과 시장에서 가장 잘 먹히는 테마를 적절히 따라갈수만 있다면 이런 시나리오는 꿈이 아닌 현실이 될 수 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적자늪의 머니게임, 증자와 감자의 마술?



케이앤컴퍼니 (334원 ▲2 +0.60%)에 인수된 후 휴림미디어(현 글로포스트)는 2006년 매출 106억원에 순손실 149억원, 2007년 매출 138억원에 순손실 364억원을 기록했다. 피인수 전 글로포스트 (0원 %)(당시 휴림미디어)의 2005년 실적은 매출 67억원에 순손실 46억원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추가 M&A를 가능하게 한 것은 바로 증자를 통한 자금조달이었다. 김 용빈 부회장 인수 후 케이앤컴퍼니는 4년이 안되는 기간 7번의 증자를 실시했다. 이 같은 무더기 증자로 케이앤컴퍼니가 조달한 자금은 350억원에 이른다. 매년 수십억원에서 백억원이 넘는 적자가 났지만 증자를 통해 자금을 수혈, M&A까지 할 수 있었던 셈이다. 대규모 적자에 따른 재무구조 위기는 4차례의 무상감자를 통해 해결했다.



글로포스트도 케이앤컴퍼니 계열에 편입된지 2년이 안돼 3차례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유증방식은 2번이 일반공모, 1번이 3자배정이었다. 이렇게 모금한 금액이 200어원에 육박한다. 이 사이 감자도 한차례 단행했다.

남궁견 하나모두 회장은 2006년말 고려포리머(당시 케이앤피엘) 지분 6%대를 인수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선 후 2차례의 유상증자로 260억원을 모집했다. 증자를 하기 전 대규모 감자도 한차례 실시했다.

이응배씨가 인수한 쿨투(구 썸텍)도 연이은 M&A 시도에서 증자를 단행했다. 아이템베이 인수를 위해 180억원 규모의 유증을 했으며 태화일렉트론 인수시도때도 유증을 이용했다. 삼성수산 인수에는 신주인수권부사채(BW)와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


◇ 주가하락하면 테마로 기름칠 일단 믿고 투자해라?

김 부회장 인수 후 케이앤컴퍼니는 엔터쪽을 주력으로 했다. 김 부회장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케이앤컴퍼니를 통해 언론제국을 만들겠다고 공언까지 했다. 2006년 인수한 휴림미디어를 통해 자회사 케이앤엔터테인먼트(우회상장 초기는 케이앤미디어)를 우회상장 시켰다.



당시 엔터업종은 통신사들이 앞다투어 콘텐츠 투자를 늘리면서 코스닥의 새로운 테마로 한창 각광을 받았다. 그러나 엔터업종은 지난해 초 정점을 찍고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사업목적에 엔터를 추가하기 바빴던 업체들이 앞다투어 엔터를 버리기 시작했다. 사명에서 엔터를 없애는 기업들도 하나둘씩 생겨났다.

케이앤엔터테인먼트도 과감히 엔터를 버렸다. 지난해 10월 당시 가장 잘 나가던 철강쪽으로 사업구조를 바꾸며 회사명을 글로포스트로 변경했다. 엔터쪽은 회사를 분할했다.

김 부회장은 고유가 시대를 맞아 코스닥 최고의 테마로 떠오른 자원개발과 대체에너지쪽에도 눈을 돌렸다. 우즈베키스탄에서 태양광 원료인 규사광산 개발을 추진 중인 신동에너콤과 손을 잡은 것. 김 부회장은 유라시아투자홀딩스를 통해 인수한 에스제이윈텍을 유라시아알앤티 (0원 %)로 이름을 바꾸고 우즈베키스탄에 진출하게 했다.



이응배 사장도 썸텍 경영권을 장악한 후 아이템베이 인수와 함께 카자흐스탄 자원개발업체를 인수했다. 남궁 회장이 손댔던 블랙미디어(현 H1바이오)는 불과 몇개월 사이에 상호와 테마가 여러차례 바뀌기도 했다.

블랙미디어는 지난해 8월 한창 주가를 올리던 LG가(家) 방계 구본호씨에게 회사를 매각하려 했다. 유명인 테마의 정점에 서 있던 구씨에 매각이 그룹측 반대로 무산되자 지분을 구씨의 6촌형인 LG벤처투자 구본천 사장쪽으로 넘겼다. 구 사장은 당시 한나라당 대선후보였던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당시 국회부의장의 사위였다.

이후 유한NHS로 이름을 바꾸더니 올해는 H1바이오 (0원 %)로 사명을 바꾸고 차병원과 함께 줄기세포 관련 벤처기업을 세우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연초 나온 이 프로젝트는 아직까지 진행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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