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서 남은 달러 어쩌지?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2008.07.26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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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휴가철 환테크

해외여행서 남은 달러 어쩌지?


이달 중순 동남아로 해외 여행을 다녀온 직장인 김모씨(29세). 당초 현지에서 환전한 뒤 교통비와 비상금으로 쓰려고 가져간 미화 1000달러를 고스란히 가져왔다. 예상과 달리 걸어서 이동하는 경우가 많았던데다 일정도 예정대로 풀려 비상금을 쓸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달초 환전할 때 1040원대였던 원/달러 환율이 여행을 다녀왔더니 1010원선으로 떨어져 있었다. 1달러당 약 1060원(매수환율)을 주고 바꾼 달러화를 지금은 약 990원(매도환율)에 되팔아야 할 처지가 됐다. 약 7만원이나 손해를 본다고 생각하니 당장 환전할 마음이 나지 않는다.



여름 휴가철을 맞은 지금. 김씨처럼 해외여행을 다녀왔거나 다녀올 예정인 직장인들이 적지 않다.

김씨와 같은 경우라면 언제 달러화를 바꾸는 게 좋을까? 전문가들은 달러화를 당장 원화로 바꾸지 말고 당분간 갖고 있거나 외화예금에 넣어둘 것을 조언했다. 정부가 물가안정을 위해 단기적으로 원/달러 환율을 누르고 있는 만큼 환율이 다시 뛰어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다.



또 달러화의 경우 외화예금에 넣어뒀다 찾을 경우 수수료가 없고 미국 금리 수준의 이자도 붙는다. 달러화를 사고 팔 때마다 약 2%의 환전수수료가 붙는다는 점도 부담이다.

김창수 하나은행 재테크 팀장은 "앞으로 달러화가 강세로 갈 가능성이 높은 만큼 달러화를 가지고 있는 것도 나쁘지 않다"며 "환율은 단기적으로는 정부의 개입 가능성을 고려할 때 약 1030원이 한계이지만, 중기적으로는 1040∼1050원까지도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올 가을 학기를 앞두고 미국으로 유학을 가거나 업무상 곧 미국으로 떠나는 사람들은 서둘러 환전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반면 오랜 기간 외국을 다시 나갈 계획이 없다면 원/달러 환율이 1030원 정도로 올랐을 때 달러화를 환전해 원화로 자금을 굴리는 편이 유리하다. 현재 은행권의 정기예금 금리만 6% 수준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유럽 또는 일본으로 여행을 다녀와 유로화나 엔화를 남겨왔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유로화나 엔화는 귀국 즉시 환전하는 것이 좋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강달러 추세가 강해질 경우 유로화와 엔화는 자연스레 약세를 보일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유로화와 엔화는 외화예금에 넣어뒀다 찾을 때 수수료를 부담해야 한다.

중국을 다녀오면서 위안화가 남았을 경우는 약간의 고민이 필요하다. 만약 조만간 중국을 다시 찾을 가능성이 높다면 위안화를 그대로 갖고 있는 편이 낫다. 환전 수수료가 비싼데다 위안화가 추가로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다. 반면 당분간 중국에 갈 계획이 없다면 차라리 원화로 바꾸는 게 유리하다. 위안화 예금에는 이자가 없기 때문이다.

한편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을 여행할 경우에는 신용카드 대신 현금이나 여행자 수표를 쓰는 것이 유리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해외에서 신용카드를 쓰는 경우에는 대금 청구 때 환가료라는 약간의 수수료가 붙는다. 또 해외에서 쓰는 신용카드 대금에 대해서는 소득공제 혜택도 없다.

환율 면에서도 신용카드와 현금은 큰 차이가 없다. 임창희 신한은행 글로벌외환센터 과장은 "많은 사람들이 해외에서 신용카드를 쓰면 약 한달 뒤 대금 청구시점의 환율이 적용되는 것으로 아는데, 이는 오해"라며 "실제로는 해외에서 신용카드를 써도 환율은 결제 후 1∼2일 뒤의 환율이 적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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