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 대장주의 몰락과 5일선

머니투데이 홍재문 기자 2008.07.25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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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증시에 좌우되는 천수답 장세 한계 노출

코스피지수가 1600선 회복 하루만에 다시 1500대로 미끄러졌다.
다우와 S&P500 지수가 동시에 2%대 급락세를 보인 여파를 벗어나지 못했다.

여기에 삼성전자 (63,000원 ▼100 -0.16%)의 폭락세가 더해졌다. 삼성전자는 6.19%나 추락하며 지난 2004년 6월11일 이후 4년1개월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분기 사상최대 매출을 작성했지만 영업이익이 1분기보다 10% 이상 하락한데 따른 실망감으로 외국인이 다시 매도 고삐를 당겼다.



게다가 실적발표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예년과 달리 자사주매입을 결정하지 못함에 따라 장중 6.51%까지 낙폭을 확대했다.

전날 4.6% 급등하면서 60만원선을 회복한 게 하루아침에 무너져 내린 모래성으로 둔갑했다. 시총1위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몰락한다면 코스피증시에 대한 희망을 갖기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코스피지수가 장중 2.25%까지 낙폭을 확대하는 동안에도 5일 이동평균선이 훼손되지 않았다.

지난 16일 1488.75에서 연저점을 치고 반등전환한 뒤 5일 이평선이 20일선을 돌파하는 단기 골든크로스가 완성된 상황에서 이정도의 하락이 대세를 좌우하는 정도는 아니다.
또한 이번주 내내 양봉이 형성됨에 따라 차트상 모습은 견고한 편이다.

전날 34일만에 처음으로 주식 순매수를 보였던 외국인이 또 다시 순매도 기조를 구축하는 모습은 수급에 치명적이다.
연일 수천억원의 프로그램 순매수를 이끌어내면서 어렵사리 수급공백을 메우고 있지만 외국인의 순매도 행진이 다시 장기화된다면 프로그램으로 버티는 것도 만만치 않은 일이다.


이번주 5일중 3일이나 베이시스 종가가 3.0 이상으로 치솟든 등 극단적인 콘탱고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될 수는 없는 일이다.

게다가 외국인은 나흘째 지수선물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관점을 포기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연일 사상최대규모를 경신하고 있는 매수차익잔고가 폭발할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미증시 동향이다. 외인 순매도 행진에도 불구하고 미증시가 급반등하면서 코스피 시장도 동조화 현상을 보였기 때문에 미증시에 좌우되는 상황을 벗어날 수 없다고 보는 것이 현실적인 접근이다.

전날 미국 6월 기존주택판매건수가 10년 최저치를 보이면서 주택경기 우려감이 다시 불거지자 금융주가 초토화됐지만 연속적인 주가 급락을 예상하는 것은 무리다.

프레디맥과 패니매에 대한 구제조치가 상하원의 승인을 얻은 마당에 모기지발 위기가 다시 시장을 휩쓸 것으로 단정하는 것은 기우일 수 있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미국 따라하기 현상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면서 "단기 급등에 대한 조정이 끝나고 또 다시 1500선이 무너질 것으로 전망하기도 어렵거니와 최근 반등세가 연장되면서 기술적 반등의 범주를 넘어설 것으로 보기도 어려운, 말하자면 혼미한 장세가 반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악의 상황이 아니라면 1500선이 재차 붕괴되는 일도 없겠지만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가시지 않는 상황에서 주가가 상승탄력을 받을 것으로 낙관하기도 어려운 어정쩡한 상태에 돌입했다는 뜻이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강조하고 있는 실적장세는 이날 삼성전자 실적발표후 주가 폭락세가 야기되는 것에 비추어 2분기 실적은 더 이상 장에 긍정적인 변수가 아니라는 점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실적이 호재가 아니고 수급상황도 마땅치 않은 상태기 때문에 코스피 자체적인 동력은 전무하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결국 미증시를 전적으로 추종하는 천수답 장세가 여전하다는 점을 한층 강조할 뿐이다.

삼성전자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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