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촛불, 경제성장에 영향줬다"

머니투데이 임대환 기자 2008.07.25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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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성장률 1년만에 4%대…수출·내수 양극화 심화할듯

수출과 내수의 양극화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수출은 호조를 이어가는 반면 소비는 급격히 위축되면서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년 만에 4%대로 주저앉았다. 한국은행은 특히 쇠고기 사태와 화물연대 파업 등이 성장의 발목을 잡은 것으로 분석했다.

◇성장률 1년 만에 4%대=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분기 실질 GDP 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0.8%로, 전분기와 같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2분기 연속 1%대를 밑돌았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4.8%로 전분기 보다 1.0%포인트 떨어지면서 1년 만에 4%대로 회귀했다.



이는 한은이 이달 초 하반기 경제전망을 발표하면서 예측한 1.0%(전기비), 5.0%(전년동기비)를 각각 밑도는 것이다. 한은은 지난해 성장률이 1분기 4.0%에서 2분기 4.9%로 크게 상승했던 '기저효과' 탓이 크다고 분석했다.

최춘신 경제통계국장은 “전년 동기 대비 GDP 증가율이 둔화된 것은 지난해 기저효과가 작용했기 때문”이라며 “내수 부진으로 성장세는 둔화됐지만 수출호조로 둔화 속도는 완만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출ㆍ내수 양극화 심화= 2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낮아진 것은 내수부진의 영향이 컸다. 민간소비는 서비스와 비내구재 소비지출의 증가세가 둔화한 데다 내구재와 준 내구재의 소비지출도 줄어 전분기 대비 0.1% 감소했다. 이는 2004년 2분기(-0.1%) 이후 4년 만이다.

설비투자는 기계류 투자가 늘어 전기 대비 1.0% 증가했으나 건설투자는 0.6% 감소했다. 이에 따라 내수 증가율은 0.3%에 그쳤다.

업종별 생산을 보면 제조업이 1분기(0.7%)보다 큰 폭인 2.2%(전 분기 대비) 증가하기는 했지만 건설업은 1분기(-0.5%) 보다 2분기(-2.4%)가 더 부진했다. 건설업 감속폭은 2001년 4분기(-5.0%) 이후 8년 여 만에 최악이다.


도소매 및 음식숙박업은 전 분기 1.1% 증가에서 2분기에는 0.7% 감소로 반전됐다. 2005년 1분기(-0.4%) 이후 3년 여 만에 감소세를 기록했다. 전기ㆍ가스ㆍ수도업의 경우 전기 대비 5.4% 감소, 한은이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70년 이후 가장 부진했다.

반면 수출은 내수와 극을 보이고 있다. 수출 디플레이터 증가율이 1분기 7.5%에서 2분기 13.3%로 높아진 반면 수입 디플레이터는 15.1%에서 8.3%로 떨어졌다. 수출이 수입보다 더 잘됐다는 얘기다. 고유가 등으로 중동의 자원부국 쪽으로 수출이 잘 된 것으로 분석된다.

최춘신 국장은 “이달에도 지난 23일까지 수출 증가율이 40%를 넘어서고 있어 수출 호조세는 계속 될 것”이라며 “수출은 잘되고 내수는 위축되는 양극화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NH투자증권 김종수 이코노미스트는 “하반기에는 세계 경제 성장 둔화로 수출 경기도 약화될 것”이라며 “2분기 성장 속도가 잠재 성장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지만 내수 경기 악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어 하반기 들어 수출 둔화와 함께 잠재 수준을 하회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촛불’, 경제성장에 영향= 한은은 2분기 성장률이 당초 전망 보다 낮아진 데 대해 '기저효과'와 함께 쇠고기 파동과 화물연대 파업, 조류 인플루엔자 확산 사태 등을 지목했다.

최 국장은 “조류 인플루엔자 및 쇠고기 사태, 화물연대 파업 등으로 실적치가 예상치보다 나빠졌다”고 분석했다. 그는 “전체적인 기조는 당초 전망과 같을 것”이라면서도 “쇠고기 파동과 화물연대 파업 등이 예상보다 (경제성장 둔화에)크게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한은 관계자는 “성장률 요인을 파악할 때 그런 부분(쇠고기 사태 등)을 파악했다”며 “내부적으로 모델을 돌려본 결과 이들 요인이 성장률 둔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구체적인 수치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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