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 1600회복, 기계의 힘?

머니투데이 이대호 앵커 2008.07.24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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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 외국인 사는데 개인 순매도 괜찮을까

코스피지수가 12일(거래일기준)만에 1600선을 회복해 추가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최근 지수 상승으로 5일 이동평균(1570.41)이 20일 이동평균(1576.22)을 상향돌파하는 단기 골든크로스가 25일 중에 발생할 것이 확실시 돼 이런 기대감을 뒷받침하고 있다. 33일 연속 순매도하던 외국인이 34만에 순매수를 나타낸 것도 투자심리를 안정시키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24일 전날보다 34.38포인트(2.16%) 오른 1626.14에 마감됐다. 지난 4일 1600선이 무너진 이후 12일만이다. 외국인이 1800억원 이상 순매수한 것이 지수 상승에 큰 힘이 됐다.



하지만 이날 상승은 '기계(프로그램 매수)'에 의한 측면이 강했다는 점이 향후 추가 상승의 기대감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날 프로그램 매매로 차익거래 3,742억 비차익거래 3,056억으로 합계 6,798억원의 프로그램 순매수가 들어왔다. 기관의 순매수 1,471억 원과 외국인의 순매수 1,805억 원을 합쳐도 두 배가 넘는 금액이 프로그램으로 순매수 된 것이다.



기관과 외국인이 산 물량과 프로그램이 산 물량을 비교해 보면 오히려 프로그램이 3,522억 원 순매수로 나타난다. 그 만큼을 기관과 외국인은 순매도 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기관의 실질적인 매도라고 표현한다. 소극적인 관망자세로 현금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늘만 해도 3천억 이상이다. 겉으로 보면 기관은 한 달 가까이 순매수 행진을 이어오는 듯 보이지만 한편에서는 프로그램 쪽에 팔자 흐름을 이어오고 있다.

게다가 오늘 개인들이 2,863억 원 순매도로 나와 ‘34일 만의 외국인 순매수’와 ‘프로그램 대량 매수’에 힘입어 상승한 주가는 추후 강한 상승장을 이어가기가 부담스러워졌다.


개인들은 최근 거래소에서 4일 연속 팔았다. 기관이 지난달 23일부터 단 하루를 제외하고 지속적으로 순매수를 보이고 있는 점이나 외국인이 34일 만에 순매수로 돌아선 것과는 다른 행보를 보이는 것이다.

HMC 투자증권 홍인영 연구원은 ‘하락장에서 크게 데인 개인들이 2% 넘는 급등장에서 차익욕구를 표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금의 장을 대세상승으로 보기 보다는 출렁거리는 시장에서 자신감을 잃고 단기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개인은 오늘 뿐만 아니라 지난 21일 코스피가 3.51% 급등했을 때도 3,455억 원을 순매도했고 이후 오늘까지 지수가 상승할 때마다 조금씩 차익을 실현, 혹은 만회한 금액을 실현하고 있다.

홍 연구원은 또, 상승 분위기가 마감되고 장이 다시 출렁거리면 개인은 다시 매수로 들어올 수 있다고 전했다.

국제유가가 연일 하락하고 뉴욕증시도 평정을 되찾는 모습을 보이면서 외국인의 합류와 함께 우리증시는 상승했지만 상승장 속에서도 개인의 고민은 줄지 않아 보인다.

프로그램 대량 매수와 외국인의 컴백 속에 다른 길을 걷고 있는 개인투자자들. 과연 1.600 고지에서는 어떤 깃발을 선택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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