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의 힘으로 신바람을 일으켜라

성상현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 2008.08.07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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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 청계광장]

감성지능, 감성역량, 감성리더십, 감성경영 등 감성이란 말이 마치 접두사처럼 사용되고 있다. 정서법에 걸리면 실정법을 위반하는 것보다 더 심각한 결과를 낳는다.

시장 역시 심리적 요인에 의해 좌우된다. 정책도 국민 정서에 반하면 논리적 설득이 힘을 잃고 만다. 정서적 측면, 감성적 측면이 그만큼 중요한 것이다. 그래서 자신과 상대의 정서상태를 잘 이해하고 움직일 수 있는 능력과 관계된 지능이나 역량, 리더십이 ‘감성’이라는 단어를 앞에 달고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이다.



지금 대한민국 정서는? 한마디로 기분이 나쁘다. 소위 강부자ㆍ고소영 내각에 이어진 광우병 문제는 객관적 근거 여부를 떠나 국민 감성을 건드렸다. 국민들이 기분 나빠한 것은 광우병이기에 앞서 검역주권의 포기이고 국민적 자존심에 생긴 상처일 것이다.

내각 고위직들이 부자라는 것이 국민정서를 건든 것도 살펴보면 부자에 대한 괜한 질시가 아니라 이들이 공익보다 사리 추구를 우선시할 거라는 불신의 감정이다. 정책 당국자가 아무리 합리적 설득을 하려해도 한번 폭발된 감정의 파도는 일파만파 번져간다.



대한민국이 기분이 좋을 때도 이런 일이 있었다. 2002 월드컵 때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빨간 티셔츠를 입고 길거리 응원에 나섰고 하나 된 함성이 온 나라로 번져갔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에는 모두가 힘들었지만 긍정의 에너지가 있었다. 그래서 금을 모았고 보너스를 반납해가며 위기를 극복했다. 지금보다 훨씬 가난하고 힘들었던 때에도 열심히 일하면서 웃을 수 있었던 대한민국이다.

촛불의 배후를 지목하고 탓하는 것은 정치적 제스처일 수는 있지만 진짜 배후세력이 원인이라고만 생각한다면 일의 전후와 숲을 보지 못하는 소치이다. 이미 불탈 준비가 되어있기 때문에 불똥이 튀면 불이 붙는 것이다. 감성이 문제가 아니라 감성을 탓하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인간이 감성적 존재이며 감성의 공명현상이 실재한다는 것이다. 감성은 긍정적 방향으로 번지면 ‘신바람’이 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남의 탓이 아니다. 위기시에도 긍정의 힘을 일깨우는 리더, 부정적 에너지를 긍정 에너지로 바꾸는 국면전환 능력이다. 폭발 일보직전의 얽힌 분위기를 반전하는 역발상의 감성이 필요하다.


우리 경제는 환율 덕분에 이제 겨우 국민소득 2만달러에 턱걸이로 매달렸다. 지금 3만달러, 4만달러의 강소국으로 가기 위한 마지막 티켓을 부여잡고 있다. 그래서 힘들지만 배분보다 성장을 택했고 현 정부가 탄생했다.

진정한 리더십은 위기시에 빛난다. 위기가 리더를 만든다. 국민적 감성의 확산 메커니즘을 이해하지 못하는 무딘 감각을 벗어 던져야 한다. 가장 아래로 내려가 국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국민들의 기분은 어떤지 살펴야 한다.



자존심 강한 국민정서를 먼저 이해하고 더 늦기 전에 신뢰를 재구축해야 한다. 국민적 여망을 한 몸에 받으며 정당하게 탄생한 정부인데 과감한 행보와 인선을 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국민들과 솔직하게 소통하지 못할 이유도 없다.

감성지능은 자신과 상대의 정서를 이해하고 조절함으로써 자신과 상대를 동기부여하는 능력이다. 감성리더십은 상대를 감화시켜 목표를 향해 매진하게 하는 리더십이다. 감성지능이 풍부한 감성리더들이 참으로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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