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금리 인상vs 동결, 내달 5일 FOMC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2008.07.24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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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 압력 고조불구 경기둔화 우려도 상존…금리동결할 듯

세계 경제를 압박하는 인플레이션 우려와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가 안정 및 달러 강세 기조 유지에 필요한 미국 금리의 인상 여부가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찰스 플로서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총재를 비롯한 일부 연준 관계자들은 연일 금리인상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베이지북의 경기동향 발표를 감안한다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다음달 5일 열리는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 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미국 경제에 인플레이션 위협은 고조되고는 있지만 경기위축이 생각보다 심각해 쉽게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없는 복잡한 상황이 내부에서 전개된다고 본 때문이다.



FRB가 23일(현지시간) 발간한 12개 연방은행의 종합경기진단평가보고서 '베이지북'에 따르면 미국 경제는 6~7월초까지 경기둔화와 물가상승 압력이 뚜렷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부분 미국 지역의 경제활동이 약하고 기업들의 실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 강조됐다.

FOMC개최를 2주 앞두고 7주간격으로 발표되는 베이지북은 12개 연방은행 관할 지역의 경제에 대한 현장 보고서로 연준의 금리결정에 중요한 판단근거가 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베이지북 발표를 바탕으로 "인플레이션 압력만 나온다면 FRB가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지만 경기 둔화 우려가 동시에 나오고 있어 결국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WSJ은 "미국 경제가 불황에서 탈출하고 있다는 분명한 신호가 나오기 전까지 FRB가 금리를 인상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플로서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는 이날 "높은 모기지 비용과 지속되는 주택 가격 하락이 금리인상의 장애물이 될 수는 없다"면서 "FRB는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가 혼란을 나타내기 전에 금리인상을 단행해야 한다"고 재차 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번 FOMC에서 투표권을 갖고 있다.

게리 스턴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와 토마스 호에닉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 역시 더이상 늦기전인 올해 안 금리 인상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WSJ의 지적대로 경기에 대한 상당한 부담감을 떠안고 있는 FRB가 현재로선 금리 인상에 쉽게 나서기는 힘들 것이란 관측이 대세다.

무디스 이코노미닷컴의 마크 잔디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가 전반적으로 약해지고 있다"면서 "세금환급이 경기부양책의 전부였기 때문에 고용시장 둔화와 주택가격하락 지속을 우려해야만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선물시장도 금리 동결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시카고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되는 금리선물 동향에 따르면 선물시장은 다음달 5일 기준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을 91%로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선물시장은 오는 9월 금리가 2.25%로 0.25%p 인상될 가능성은 61%로 반영했다.

게리 숄즈버그 웰스캐피털인베스트먼트 이코노미스트는 "FRB가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지만 행동에 나서기엔 아직 충분치 않은 상황"이라며 "최근 충격에서 빠져나오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5월 단행된 1070억달러에 달하는 경기부양책(세금환급)에도 소비 지출은 둔화되고 있었다. 그러나 일부 품목의 매출 증대에는 도움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상승 압력은 12개 지역 모두에서 높아진 것으로 보고됐다. 특히 연료, 석유관련 제품, 금속, 식료품, 화학제품 등 원자재 가격이 상승을 지속했다.

베이지북은 "많은 지역들에서 제조업자들이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제품가격을 인상할 계획인 것으로 보고됐으며, 소비자들의 수요와 매출 감소가 우려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제조업 활동도 많은 지역에서 둔화됐지만 수출상품 수요는 전반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주택경기와 상업용 부동산 경기는 전 지역에 걸쳐 여전히 약세를 면치 못했다.

금융부문도 부진을 면치 못했으며 소비자금융부문이 기업금융에 비해 특히 저조했다. 그러나 에너지 관련 산업은 여전히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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