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30% 마케팅비로 쓴 SKT 실적은…

머니투데이 송정렬 기자 2008.07.24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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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출혈경쟁 직격탄…매출 늘었지만 이익 크게 줄어

통신시장의 초우량기업 SK텔레콤 (57,500원 ▼900 -1.54%)의 2분기 실적이 가입자 쟁탈전의 '직격탄'을 맞았다.

매출은 가입자 증가에 따라 소폭 증가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마케팅 출혈로 곤두박질쳤다.



SK텔레콤은 24일 2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매출 2조9313억원, 영업이익 5330억원, 당기순이익 298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SK텔레콤 2분기 실적▲SK텔레콤 2분기 실적


매출은 전년동기와 전분기에 비해 3%씩 늘었다. 2분기 37만3000명의 순증가입자를 확보, 전체 가입자수가 2274만4000명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2분기 치열한 시장경쟁속에서 확보한 가입자 증가의 댓가는 한마디로 혹독했다.



2분기 영업이익 5330억원은 전년동기와 전분기에 비해 20%와 4%나 줄었다. 당기순이익(2980억원) 역시 전년동기와 전분기에 비해 26%와 22%나 감소했다.

통신업계 최고의 알짜 기업으로 꼽히는 SK텔레콤의 영업이익율은 3세대(3G) 가입자 경쟁이 본격화된 지난 3분기 19.1%를 기록한 이후 줄곧 10% 후반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현재와 같은 출혈 가입자 경쟁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경우 SK텔레콤의 영업이익이 2조원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SK텔레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조1720억원.


수익성 악화의 원인은 마케팅 출혈이다. 지난 4월 휴대폰 보조금 규제 철폐 이후 의무약정제와 단말할부지원제가 도입되면서 3G 시장을 중심으로 가입자당 50만원 이상의 보조금을 지출하는 가입자 경쟁을 펼쳤기 때문.

SK텔레콤이 2분기에 지출한 마케팅비용은 8760억원에 달한다. 2분기 매출에서 29.9%를 차지하는 수치다. 문제는 치열한 가입자 경쟁이 지속되면서 마케팅비 통제가 쉽지 않아 하반기도 마케팅비용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2분기 8760억원에 달하는 마케팅비를 썼지만, 순증가입자수는 37만3000명에 그쳤다. 전년동기와 전분기에 비해 각각 40%와 7%나 줄어든 수치다. 이통사들이 서로 가입자를 뺏고 빼앗기는 소모전을 지속하면서 마케팅비만 눈덩이처럼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문자메시지(SMS) 요금인하를 비롯해, 망내할인, 가족할인 등 요금인하 프로그램 도입에 따른 영향도 지속되고 있다.

가입자 증가로 통화료 매출은 그나마 소폭 증가했지만, 무선인터넷 매출은 2분기 6000억원으로 요금인하 이전인 전년동기에 비해 무려 15%나 줄었다. 월평균가입자당매출(ARPU)도 4만3341원으로 전년동기에 비해 4% 가량 줄어들었다.



SK텔레콤은 하반기 본원적 경쟁력 확보에 집중, 마케팅비를 효율적으로 집행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KT-KTF 합병, 결합상품 경쟁 본격화 등 메가톤급 변수들이 즐비한 하반기 시장상황은 SK텔레콤의 의중과는 다른 방향으로 움직일 공산이 큰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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