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돌아온 외인구단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2008.07.24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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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인 34일만에 '사자'…"추세변화 단정은 일러"

외국인투자자가 34거래일만에 순매수로 돌아서고 있다.

지난 6월9일 이후 33일간 줄곧 순매도로 일관한 외국인들이 24일 태도를 전환했다.

외국인들은 이날 오전 11시11분 현재 1174억원을 순매수하고 있다. 업종별로는 운수장비(486억원)와 철강금속(220억원)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외국인의 매수 전환에 코스피지수도 2% 이상 급등하면서 1620선도 회복했다. 줄기차게 '팔자 우위'를 보이던 전기전자는 여전히 25억원의 순매도로 일관하고 있다.



특히 외국인 순매도가 시작된 6월9일 이후 대차거래가 많았던 종목이 양호한 흐름을 보인다.

지난달 9일 이후 전체 거래량 가운데 10.6%가 대차거래로 이뤄졌던 호남석유 (80,100원 ▲900 +1.14%)는 2.8% 상승중이다. 현대산업 (11,370원 ▲550 +5.08%)(대차거래 비율 9.4%)도 7.6% 급등중이다.



LG전자 (110,100원 ▲600 +0.55%)(대차비율 9.3%)와 신세계 (154,900원 ▼1,300 -0.83%)(대차비율 8.4%)도 각각 5.5%와 2.7% 오르고 있다. 신세계는 7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현대차 (250,500원 ▲4,500 +1.83%)(8.2%)와 대우건설 (3,960원 ▼55 -1.37%)(7.9%)도 3.6%와 8.0% 뛰어오르고 있다.

이날 외국인들의 매수 재개는 유가하락과 미국증시의 안정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글로벌 악재가 안정화되면서 대차거래에 대한 숏커버링도 진행되는 것으로 판단된다.


국제유가는 미국 석유제품 재고 증가와 달러화 상승 등 영향으로 2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 중질유(WTI) 선물 유가는 전날에 비해 배럴당 3.98달러 내린 124.44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9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Brent) 선물 유가도 전날 대비 배럴당 4.26달러 하락한 125.29달러로 거래를 종료했다.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5.43달러 내린 123.58달러를 기록했다.

150달러도 잡아먹을 듯 덤비던 국제유가가 130달러도 한참 못미치는 125달러 수준으로 주저앉은 셈이다. 국제유가(WTI 기준)는 지난 11일 최고점(147.27달러)을 찍은 이후 22.8달러 급락했다. 불과 9거래일만에 15.5% 떨어진 셈이다.

여기에 외국인들의 구미를 당기는 소식도 들렸다. 미국의 정부보증 모기지 업체인 패니매이와 프레디맥 구제안 등이 포함된 주택시장지원법이 272대 152라는 압도적인 표차로 미국 하원을 통과했다.



쉽게 말해 미국정부가 공적자금을 투입해 주택관련 부실채권을 사들여 글로벌 시장을 안정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이같은 호재에 외국인들은 이날 국내증시에서 기존 스탠스를 바꾸고 있다.

외국인들이 향후 전향적인 태도를 보일 것인가에 대해서는 아직은 부정적 견해가 많다. 팔자 우위의 기조는 방향전환을 했지만 추세적인 태도 변환일 지에 대해서는 '낙관적이지 않다'는 주장이다.



이종우 HMC투자증권 (9,220원 ▲120 +1.32%) 리서치센터장은 "단기적으로 유가와 미국 신용위기 재현 등 악재가 걷히는 기미가 보이면서 매도세는 둔화될 것이다"면서도 "추세적으로 한국 주식을 '사자'로 태도가 급격히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매수 종목은 실적매력이나 과대낙폭주에 입질을 할 것이라는 의견도 곁들였다.

이 센터장은 "아직 글로벌경기가 개선되지 않는데다 하반기에 상반기 충격파 여파로 경기둔화가 예상되는만큼 전기전자(IT)는 매력도가 떨어진다"며 "외국인들은 가치매력이 있고 과대낙폭주에 대해 선별대응할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그동안 대량매도한 부분에 대해 조금씩 선별 정상화가 이뤄질 뿐 34일만의 순매수를 기점으로 대량매수로 돌아서는 일은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다.

민상일 한화증권 (3,505원 ▲80 +2.34%) 연구원도 유가 등 일부 악재 해소에 따른 매수세로 판단했다.

민 연구원은 "외국인들이 본격적으로 국내증시에서 매도한 시기는 유가가 130달러 이상으로 급등하고 미국발 신용위기의 재발 유려가 증폭되던 때였다"며 "이 두가지 악재가 해소될 기미를 보이면서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시장을 전체적으로 살 것으로 여겨지지는 않는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민연구원은 "외국인이 사들이는 업종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가진 종목"이라며 "의미를 부여할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현대차증권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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