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채 제도 변경, CD금리 상승 부추기나

머니투데이 김동희 기자 2008.07.2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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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채발행공시]③실거래 없이 금리 오르는 악순환 우려

이 기사는 07월23일(14:30)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91일물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당분간 상승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은행채 발행 공시 제도 변경으로 채권발행이 어려워진 은행이CD 매출을 늘릴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투자기피 현상이 심해져 실거래 없이 금리만 오르는 악순환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은행채 제도변경 여파로 이사회 의결과 관련 서류 준비 등을 마쳐야 하는 은행들은 최소 2~3주 동안 채권 발행이 어려운 상황이다. 대부분의 은행은 오는 7월 말과 8월 초에 이사회를 개최할 계획이어서 그 전까지 채권 발행은 사실상 개점 휴업상태를 보일 수밖에 없다.



7월과 8월 은행채 만기 규모가 크지 않다는 것도 CD 발행이 늘어날 수 있다는 근거다. 자금 조달 규모가 크면 특판 예금 등을 출시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아 비교적 비용이 저렴한 CD를 발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올 하반기 은행채 만기는 17조 5300억 원(산금 중금 농금채 등 제외)이지만 7월과 8월의 만기는 각각 1조1566억 원과 1조4987억 원에 불과하다. 하반기 월 평균 은행채 만기인 2조9217억 원에 비해 1조원 이상 작은 규모다.

지난 6월부터 은행이 채권 발행을 늘렸다는 것도 제도변경이후 CD발행을 늘릴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은행권 자금부 관계자는 "국민은행을 제외한 다른 은행들은 지난 6월 은행채를 순발행했다"며 "미리 자금을 조달한 만큼 부족한 자금만 일시적으로 CD를 통해 조달한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미 최근의 CD금리 상승도 은행채 발행 공시제도 시행과 무관하지 않았다. 지난 7월 초까지 은행의 CD발행은 많지 않았다. 만기 돌아오는 CD를 차환 수준의 발행만이 있었다.



CD를 주요 투자수단으로 활용하는 MMF(머니마켓펀드)자금도 급속히 증가했다. 지난 21일 기준 MMF 설정잔액은 82조1230억 원을 기록하고 있다.

수요는 늘어나고 공급은 줄어 CD금리가 하락해야 했지만 오히려 CD금리는 슬금슬금 올랐다.

은행채 공시 제도가 바뀌면 채권 발행이 줄면서 CD발행이 급격히 늘 수 있다는 이유로 투자를 기피했기 때문이다. 한은의 금리 인상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부터는 상승폭이 더 커졌다.



증권사 관계자는 "은행은 CD를 늘리고 투자자들은 공급 확대를 예상해 투자에 나서지 않는 악순환이 반복 될 수 있다"며 "거래는 이뤄지지 않으면서 CD 금리만 오를 가능성이 크다"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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