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코비아 잇단 호평, 금융주 대반격 신호?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2008.07.24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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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코비아 최악 분기손실에도 주가 6거래일간 94.4% 급반등

와코비아의 대규모 상각과 손실에도 불구하고 증권가에서는 좋은 평가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같은 호평이 금융주들의 최악이 부진이 끝났다는 신호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와코비아는 지난 22일 부진한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메릴린치에 이어 시장을 깜짝 놀라게 할만한 좋지 않은 실적이었다.



그러나 이 같은 고백에도 불구하고 와코비아에 대한 시장 평가는 나쁘지 않았다. 와코비아는 컨퍼런스콜을 통해 증자를 통한 자금조달 가능성을 일축하고 재무건전성에 대한 자신감을 밝혔다. 주가도 오히려 3일 연속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와코비아의 예상치 못한 주가 호조는 2분기 부실을 거의 털어냈기 때문에 최악의 국면은 지났다는 자신감을 표명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메릴린치의 부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아직까지 미국 금융 부문이 완연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증거는 아직까지 찾아볼 수 없다.

하지만 이번 2분기를 기점으로 씨티그룹, JP모간, 웰스파고 등이 최악의 국면을 모면하고 회복단계에 돌입했다는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남에 따라 분명 금융주 회복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인 것으로 풀이된다.

패니매와 프레디맥에 대한 구제방안이 의회를 통과한 점도 앞으로 금융주가 최악의 국면은 모면했다는 관측에 힘을 싣는 이유가 되고 있다.


패니매와 프레디맥은 미국 전체 모기지 12조달러 가운데 절반인 6조달러를 차지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 양대 국책 모기지 업체의 회복 가능성은 금융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 와코비아 실적 실망? 오히려 미래 희망

와코비아는 지난 2분기 순손실이 사상최대 규모인 88억6000만달러(주당 4.20달러)에 달했다. 와코비아의 실적 부진에는 61억달러에 달하는 공격적인 자산상각이 반영된데 따른 것이다.

물론 실적 발표에 이어 곧바로 신용평가사들의 등급하향도 줄을 이었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와코비아의 신용등급을 'AA-'에서 'A+'로 한단계 낮췄다. 피치 역시 와코비아의 2분기 실적 부진을 이유로 신용등급을 'AA-'에서 'A+'로 하향조정했다.

그러나 반전은 컨퍼런스콜에서 일어났다. 톰 워츠 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컨퍼런스콜을 통해 "우리는 탄탄한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으며 주주가치를 창조하고 보호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이를 위한 여러가지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말했다. 워츠는 "주식 가치 희석을 초래하는 증자를 통해 자금을 조달할 계획은 없다"고 덧붙이며 불안감을 잠재웠다.

하루지난 23일에는 금융권의 호평이 쏟아졌다. 특히 라덴버그 탈만과 도이치방크는 와코비아에 대한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고 와코비아가 지난 2분기 기록한 손실을 충분히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라덴버그 탈만의 리처드 보브 애널리스트는 "와코비아의 회복은 이미 시작됐다"면서 "2년전 실적이 정점이 달했을 때로 돌아가려면 시간을 걸릴 것이지만 새로운 시작이라는 약속을 내놓았다"고 평가했다. 보브는 와코비아의 목표주가를 17달러로 부여하고 있다.

도이치방크의 마이크 마요 애널리스트는 와코비아의 목표주가를 30달러로 제시했다.

이 같은 시장의 호평을 반영하기라도 하듯 와코비아의 주가는 3일째 상승세를 나타냈다. 특히 22일에는 27.39%, 23일에는 5.12%라는 높은 상승세를 유지했다.

와코비아는 지난 15일 9.08달러라는 저점을 찍은 후 23일에는 17.65달러까지 급반등, 6거래일만에 94.38% 상승하는 놀라운 장세를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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