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대북 특사, 北이 수용 않을 것"(종합)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08.07.23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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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은 23일 한나라당에서 제기한 대북 특사 파견에 대해 "현재 시점에서는 북한도 특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5시쯤 청와대 춘추관을 예고 없이 방문, 출입기자들과 환담을 나누며 "남북간 문제를 봐가면서 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북한이 다른 남북관계와 결부시킬 게 아니고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한다"며 "앞으로도 그런 문제가 없도록 당사국간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해 특사파견보다 북한이 우리 측의 진상조사 요구에 응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나 "결과적으로 남북관계가 잘되지 않겠냐"며 "우리 언론에 통미봉남 얘기도 자주 나고 하지만 북한도 (통미봉남이 가능할 것이라고)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을 내비쳤다.



이 대통령은 독도 문제와 관련, '9월로 예정된 한중일 정상회담을 예정대로 추진할 것이냐는 질문에 "아직 정상회담 날짜가 안 정해졌고 아직 시간이 남았다"며 "한중일 회담은 한국이 제안해서 우리가 이니셔티브 쥐고 있는 만큼 시간을 두고 봐야 한다"는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지역발전 전략에 대해서는 "선(先) 지역 후(後) 수도권 구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특히 "먼저 수도권부터 (규제를 완화)한다는 게 아니고 (지방과) 수도권이 이해관계가 있는 것으로 생각하지 말라"며 "수도권에 있는 것을 지방으로 나눠서 결과적 평등으로 하는 걸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아울러 '공기업 선진화 등 새 정부의 주요 정책이 최근 뒤로 밀리는 분위기'라는 지적에도 "앞지르면 뭐라고 하고 물러서면 또 뭐라고 하더라"며 "실용적인 정부라고 했으니까 말로 뭐라고 하는 것보다 하나하나 행동으로 보여 주는 게 좋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 직원의 해외여행 자제'에 대해 "아무래도 공무원들이 (해외로) 안 가면 내수도 진작되고 좋지 않겠느냐"며 최근 시작한 청와대 토요 휴무 계획에 대해서도 "원래 토요일은 쉬는 날 아니었느냐. 토요일에도 나오면 사람들도 힘들고 사무실 불도 켜야 된다"고 말했다.

지난 4월 미국 순방 때 미국 대선 후보들을 접견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저번에 미국 순방했을 때) 매케인 후보가 가까이 있어서 적극적으로 만나자고 했지만 누구를 만나고 안 만나고는 좀 그렇지 않나"며 "양쪽에 똑같이 해야 해 나중에 귀국해 양쪽에 사정을 설명하는 편지를 보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1일 외아들 시형 씨가 사돈기업인 한국타이어 (15,720원 ▲280 +1.81%)에 입사한 것과 관련, "어디를 보내도 말이 나올 것 같아 걱정했는데, 둘이서(아들 시형씨와 사위 조범현 한국타이어 부사장) 의논을 한 것 같다"며 "가장 안전한 데로 보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기자실을 찾은 것은 지난 5월8일에 출입기자들과 삼계탕 오찬을 한 이후 약 2개월만으로 2월27일과 3월30일, 5월8일에 이어 4번째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의 기자실 깜짝 방문에 대해 "오는 주말부터 여름휴가를 떠나기에 앞서 안부인사차 기자실을 들렀다"며 "대통령께서 언론과 접촉을 좀 더 하라는 주변 권고를 받아들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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