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부품업계, "베이징올림픽 특수요? 글쎄.."

머니투데이 김병근 기자 2008.07.23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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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 위축으로 공장 증설도 중단.. "하반기에도 모멘텀 없다"

전자부품업계가 느끼는 베이징올림픽 체감경기가 싸늘하다. 판매 부진은 물론 중국 특수를 기대하고 중국 내에 공장 증설을 추진하던 기업도 싸늘한 경기에 증설 검토를 중단했다.

중국의 경제 성장이 당초 기대에 못 미치면서 '올림픽 특수'가 미미한 데다 원자재 값은 급등하고 판가 인하 압력까지 직면해 3중고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국가통계국(NBS)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중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동기 대비 10.1% 증가했다. 두 자릿수의 성장률이긴 하지만 1분기 10.6%는 물론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10.3%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특히 지난 5월 중국 대륙을 강타한 쓰촨성 대지진도 2분기 성장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23일 업계 한 전문가는 "1분기만 해도 베이징올림픽에 대한 기대감이 실제 매출로 이어지기도 했다"면서도 "그러나 쓰촨성 대지진 이후 기대심리가 한풀 꺾였다"는 진단을 내놨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전자부품업체들에게 '올림픽 특수'는 남의 나라 말이다. 가뜩이나 원자재값 급등, 단가 인하 압력 등으로 상황이 여의치 않은 가운데 기대했던 중국 소비마저 기대에 못 미치고 있는 탓이다.

휴대폰용 인쇄회로기판(PCB)을 생산하는 A사 관계자는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중국의 휴대폰 소비가 크게 늘어나 그 덕을 볼 줄 알았는데 전혀 기대에 못 미쳤다"며 "세계적으로 전반적인 경기가 좋지 않은 것도 올림픽 특수 실종에 일조했다"고 진단했다.


동종업계 B사 관계자는 " 당초 기대보다 중국으로 제품이 많이 나가지 않고 있다"며 "우리 회사는 하이엔드형 휴대폰 부품을 생산하지만 중국에서 그나마 잘 팔리는 것은 로우엔드형이 많은 것도 올림픽 효과를 누리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베이징올림픽 특수가 기대에 못 미친 탓에 중국 공장 증설을 미룬 기업도 있다. 휴대폰용 케이스를 생산하는 C사 관계자는 "중국 소비가 크게 늘 것으로 예상해 증설을 적극 검토했었다"면서도 "그러나 특수가 예상보다 훨씬 못해 추후 상황을 봐가며 결정하기로 하고 보류했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가의 한 애널리스트는 "삼성과 LG 등 세트업체들이 수혜를 입은 후 부품업체들도 수혜를 입을 것으로 내다봤었지만 생각보다 실적이 좋지 않은 것 같다"며 "2분기까지는 대기업 실적이 비교적 괜찮았지만 하반기에는 업계 경기가 호전될 모멘텀이 없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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