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유가↓, 일제 반등...금융주 선두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8.07.23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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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7주 최저 급락..'실적 실망' 불구, 와코비아 등 강세

뉴욕 증시가 조정 하루만에 일제히 반등했다.
국제유가가 7주만의 최저치로 내려간 점이 투자심리를 호전시켰다. 금융주도 강세를 유지하면서 증시가 바닥을 치고 본격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가 살아났다.

2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에 비해 135.16포인트(1.18%) 상승한 1만1602.50으로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는 24.43포인트(1.07포인트)오른 2303.96, S&P500지수 역시 17.00포인트(1.35%) 올라선 1277.00으로 장을 마쳤다.



개장전 예상을 훌쩍 넘는 와코비아의 손실규모에 대한 실망감으로 뉴욕 증시는 하락출발했다. 전날 발표된 애플과 텍사스인스트루먼트의 실적에 대한 불안감으로 기술주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그러나 멕시코만에서 발생한 허리케인 '돌리'가 원유 시추 시설 및 정유시설들이 몰려있는 곳을 피해갈 것이란 예보가 나오면서 유가가 급락, 증시 분위기도 반전됐다.



헨리 폴슨 재무장관이 "의회가 패니매와 프레디맥의 구제방안을 승인할 것을 확신한다"고 밝힌 점도 시장 분위기를 호전시켰다.

◇ 와코비아·워싱턴 뮤추얼, 실적부진에도 강세..금융주 순항

기대 이하의 실적 발표가 이어졌음에도 금융주의 순항은 지속됐다.


와코비아는 이날 개장전 지난 2분기 89억달러(주당 4.20달러)의 사상 최대 분기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1회성 항목을 제외할 경우 순손실은 1.27달러로 블룸버그가 집계한 월가 순손실 예상치 주당 69센트의 2배 가까이 됐다.
이에 따라 국제신용평가사 피치와 S&P는 와코비아의 신용등급을 ' AA-'에서 'A+'로 하향 조정했다.
이같은 부진한 실적으로 한때 11%까지 주가하락폭이 커졌으나, 향후 경영개선에 대한 자신감과 주식가치 희석 우려감 감소로 주가는 오히려 27.4% 급반등하는 '이변'을 보였다.

회사측은 실적발표후 컨퍼런스콜을 통해 "우리는 탄탄한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으며 주주가치를 창조하고 보호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이를 위한 여러가지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말했다. 주식 가치 희석을 초래하는 증자를 통해 자금을 조달한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장마감후 실적발표가 예정됐던 미국 최대 저축은행 워싱턴 뮤추얼도 장중 6.8% 상승한채 마감했다.
워싱턴 뮤추얼은 장마감후 2분기손실이 33억3000만달러(주당 6.58달러)를 기록, 적자전환했다고 밝혔다. 이는 애널리스트 예상치를 밑도는 것이다.

주택 모기지 대출 부실로 손실이 증가했지만 현재의 금융시장 여건을 헤쳐나갈만한 충분한 자본을 확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10억달러에 달하는 비용절감을 통해 수익을 증대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 뮤추얼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도 5% 가까운 상승세를 보였으나 무디스가 등급하향 가능성을 발표하면서 상승탄력을 잃었다.



패니매와 프레디맥은 헨리 폴슨 재무 장관의 긍정적 발언이 호재가 됐으나 주가는 엇갈렸다.
헨리 폴슨 재무장관은 "의회가 이들 모기지 기관들의 신뢰 회복을 위해 이번주 안으로 구제방안을 승인할 것이 확실시된다"고 말했다.
프레디 맥은 10.9% 상승한 반면 패니매는 5.1% 하락했다.

◇ 기술주, 실적 '실망'...항공주 급등

야후는 장마감후 2분기 순이익이 1억3100만달러(주당 9센트)를 기록, 전년동기 1억6100만달러(주당 11센트)에 비해 감소했다고 밝혔다.
야후의 실적은 팩트셋 리서치가 집계한 애널리스트들의 주당 순이익 전망치 10센트와 매출액 13억8000만달러를 밑도는 것이다.
야후 주가는 장중 1.2% 하락했지만 장 마감후 시간외 거래에서는 강보합권을 유지했다.



애플은 전날 양호한 3분기 실적에도 불구, 부정적인 4분기 실적 전망을 내놓으면서 주가가 2.8% 내려섰다. 역시 전날 장마감후 부진한 실적을 밝힌 텍사스 인스트루먼트도 4.87% 하락한채 장을 마쳤다.

미국의 주요 항공사들은 예상했던 대로 사상 최악 수준의 실적을 잇따라 발표했다.
유나이티드 에어라인(UAL)은 2분기중 27억3000만달러(주당 21.47달러)의 적자를 기록, 지난해 2억7400만달러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UAL은 체이스 은행과 마일리지 카드 공동사업 대가로 6억달러를 받는등 총 10억달러의 유동성 확충 방안을 발표 주가가 68.5% 폭등했다.

국내선 위주 단거리 항공사인 US에어웨이 역시 2분기중 영업매출은 3.2% 늘어난 32억6000만달러를 기록했음에도 5억6700만달러(주당 6.16달러)의 손실을 기록, 적자전환했다고 발표했다.
저가항공사 제트블루는 700만달러 주당 3센트의 손실을 기록, 역시 적자전환했다. 매출액은 18% 증가했다.
UAL 호재와 유가급락이 겹치면서 US에어 주가는 58.7%, 제트블루는 15.7% 급등했다.



◇ '돌리' 비켜간다..유가 급락, 달러 급등

허리케인 피해 우려가 줄어들고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127달러대까지 내려갔다.

2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가격은 전날에 비해 배럴당 3.09달러(2.3%) 하락한 127.95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종가기준으로 지난 6월 5일 이후 최저가이다.



이날로 청산되는 WTI 8월물은 이날 장중한때 낙폭이 배럴당 5.41달러에 달하면서 125.63달러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9월 인도분 WTI도 전날에 비해 2.6% 떨어진 128.42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유가 하락세는 멕시코 걸프만에 발생한 허리케인 '돌리'가 유정 및 정유시설들이 몰려있는 곳을 피해갈 것으로 예상되면서 공급 차질 우려가 줄어든데 따른 것이다.

유가 급락으로 달러가치는 하루만에 주요 통화대비 강세로 돌아겄다.



22일(현지시간) 오후 4시 8분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유로 환율은 전날에 비해 1.4센트(0.9%) 급락한 1.5778달러를 기록했다.
달러/파운드 환율도 0.6% 상승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27.95달러를 기록, 7주만의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원유 대체 투자자산인 달러화로 자금이 이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 이날 패니매와 프레디맥 구제안의 의회 승인을 촉구하면서 강달러의 중요성을 재강조한 점도 외환시장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쳤다.
찰스 플로서 필라델피아 연방은행 총재가 금리인상을 조속히 시행해야 한다고 밝힌 점도 달러화 지지요인이 됐다.



엔/달러 환율도 0.84엔(0.78%) 상승(엔화 가치 하락)한 107.28엔에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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