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리봉 벌집촌' 뉴타운 개발에 문제 안된다

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2008.08.07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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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뉴타운 괴담, 진실은?

“뉴타운(재정비촉진지구) 내 옛 모습을 그대로 보존한다고 하면 대지부족으로 사업성이 떨어져서 추진이 늦어지게 되는 것은 아닙니까?”

“체험공간을 건립하게 되면 건립 보존비용은 우리 조합원들이 충당하게 되는 겁니까?”



“제한된 땅에 보존지역을 만들 경우 용적률이 상향조정되거나 고도제한이 완화되지 않으면 가구 수 맞추기가 불가능 할 텐데 서울시에서 풀어 준답니까?”

서울시의 뉴타운 내 거리보존 방침 보도로 인해 일부 뉴타운지역에서는 괴 소문이 돌고 있다. 지난 7월 초, 한 일간지의 보도를 통해 서울시의 뉴타운 개발지역이 의무적으로 옛 동네의 자취를 남기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해당 이해관계자들은 뉴타운 지역의 개발계획에 차질을 빚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실제로 서울시는 이 같은 계획이 초기단계이고 “설립 의무에 대한 부분은 없다”고 설명했기 때문에 큰 영향은 미치지 않을 전망이다. 만약 해당 지자체가 반대한다면 굳이 추진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해당 관계자의 설명이다.

서울시는 7월 2일 한 종합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뉴타운 개발 시 해당지역의 문화와 역사가 담긴 곳을 보존하기 위해 옛 도심을 그대로 남겨두거나 보존하는 방법을 논의 중에 있다”고만 밝혀 의문을 증폭시켰다.

◆ 뉴타운 추진지역, 왜 술렁였나


'가리봉 벌집촌' 뉴타운 개발에 문제 안된다


현재 뉴타운 추진을 위한 기본면적은 주거지형 50만㎡, 중심지형 20만㎡로 돼있다. 논란이 되는 보존지역 면적은 거론된 바 없기 때문에 얼마나 넓은 지역에 의무 보존지역이 생기느냐에 초점이 맞춰졌다.

또 하나의 문제는 건립 및 보존비용 충당문제다. 사업 추진구역 내 조합원에게 비용을 전가할 것인가 아니면 시 자체 예산으로 충당할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이다.

만약 조합원 비용부담이라면 사업성 결여로 뉴타운 추진이 늦춰지거나 불가능해질 수 있고 서울시나 자치단체 부담이라면 특정 지역에 국한된 사업을 세금으로 충당한다는 반대여론에 부딪힐 수 있다.

뉴타운 사업장 내 조합원들이 가장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부분은 대지부족이다. 거리보존 방침에 따라 뉴타운 지구 내 대지부족을 어떻게 충당하느냐가 관건이다. 만약 해당 사업장의 1/20 면적에 옛 거리 보전지역이 의무적으로 들어서야 한다면 건립가구수를 맞추기 위해 높은 용적률을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 조합원들의 주장이다.

도시의 일부가 도시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될 경우 용적률을 ‘국토의 이용 및 계획에 관한 법률’에 의거 최고 2종 일반주거지형은 250%, 3종은 300%까지 적용할 수 있다. 조합원이 제기하는 문제는 이 같은 기준에 맞춰 해당 건립가구수를 맞출 수 없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해당사자들은 서울시가 이 같은 세부계획을 알리지 않은 채 의무적 보존지역을 발표한 것이 논란을 가중시켰다고 보고 있다. 그동안 서울시는 기본 면적에 대한 언급 없이 뉴타운이 조성되는 지역에 공원이나 광장, 길거리 등에 기념공간을 만들겠다고 설명해왔다.

◆ 서울시, 기반시설 분담금에서 충당 하겠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대규모 면적에 옛 모습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기부체납한 토지에 조성한 공원 일부에 상징적인 수준에서 만들려는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즉 거리 보존을 위한 공원조성이 아니라 공원 가운데 일부를 거리 보존을 위한 공간으로 할애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 관계자는 문제가 됐던 의무화 방안도 “자치단체가 해당 주민들과 공청회를 통해 의견을 수렴한 후 남길 것이 있으면 남기는 식이 될 것”이라며 “아직 계획 초기단계라 확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강제성 있는 내용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논란이 됐던 옛 거리 토지 잠식 부분이 어느 정도 해소되는 부분이다.

또 “옛 모습 보존비용은 지역 내 개발시설 분담금을 통해 해결할 계획이며 이전비용을 줄이기 위해 공원계획을 보존지역으로 옮기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가리봉 벌집촌' 뉴타운 개발에 문제 안된다
◆ 어떻게 진행되나

현재까지 서울시가 35개 뉴타운 및 균형발전촉진지구를 포함한 자치단체로부터 제안 받은 과거 거리보존 계획은 모두 10곳으로 이 가운데 구로공단 봉제공장, 벌집촌 등이 포함돼 있다.

가장 주목을 받는 곳은 가리봉 재정비촉진지구의 과거흔적 조성계획이다. 구로공단 여성 근로자들의 삶의 애환이 담긴 주거 밀집지역인 일명 벌집촌과 옛 구로동간의 봉제·가발산업 현장 등은 남길 예정이다.

조성 안에 따르면 올 9월 종합홍보관 개관에 맞춰 사진 및 동영상 자료를 전시하고 재촉지구 사업이 완료되면 지구 내 랜드마크타워에 홍보전시관으로 이전한다. 특히 벌집촌과 봉제공장 체험공간을 조성하고 옛 구로공단의 모습을 공원이나 광장 내 설치할 계획이다.

동작구 노량진, 흑석뉴타운지구에는 노량진과 흑석지역의 과거 모습을 회상할 수 있는 가칭 메모리얼 파크가 조성될 계획이다. 메모리얼 파크는 노량진뉴타운지구 내 폭 30~50m, 길이 600m, 1만6122㎡ 규모의 노량진의 옛 모습이 담긴 생태공원과 흑석뉴타운 내 1만2208㎡ 규모의 과거 모습이 담긴 전시형 중앙공원이 들어설 예정이다.

다만 메모리얼 파크라는 이름이 어둡고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다는 민원이 많아 새로운 이름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

천호뉴타운지구에는 천호시장, 천호신시장, 동서울시장 등 동부 수도권의 관문으로서 경제생활 및 상권의 중심으로 번성한 재래시장의 흔적을 보전할 계획이다. 특히 집창촌 밀집지역과 동서울시장이 입지해 있는 한강 진입로는 통행량이 많을 것으로 예상돼 공원 조성지역으로 유력한 상황이다.

이 외에도 영등포뉴타운지구는 2012년까지 홍보전시관 및 조형물 설치와 역사공원 조성이 가재울뉴타운에는 시유형문화재 41호인 화산군신도비와 오래된 가옥을 공원조성에 포함시키는 방안이 미아뉴타운에는 이촌동 수재민, 청계천 화재난민 등 집단거주지역의 표석설치 등이 계획돼 있다.

또 돈의문뉴타운지구는 돈의문 월단(무지개 모양의 石門)과 석교(돌다리) 형상화 방안이 이문ㆍ휘경뉴타운지구는 조선시대 사당인 전농동 부군당과 답십리 도당 등 안내간판 제작을 장위재정비촉진지구는 주민홍보관 설치와 남령역사공원과 장시문화공원, 상ㆍ하길례문화공원, 석촌공원 조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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