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공간을 건립하게 되면 건립 보존비용은 우리 조합원들이 충당하게 되는 겁니까?”
서울시의 뉴타운 내 거리보존 방침 보도로 인해 일부 뉴타운지역에서는 괴 소문이 돌고 있다. 지난 7월 초, 한 일간지의 보도를 통해 서울시의 뉴타운 개발지역이 의무적으로 옛 동네의 자취를 남기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해당 이해관계자들은 뉴타운 지역의 개발계획에 차질을 빚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는 모습이다.
서울시는 7월 2일 한 종합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뉴타운 개발 시 해당지역의 문화와 역사가 담긴 곳을 보존하기 위해 옛 도심을 그대로 남겨두거나 보존하는 방법을 논의 중에 있다”고만 밝혀 의문을 증폭시켰다.
◆ 뉴타운 추진지역, 왜 술렁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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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리봉 벌집촌' 뉴타운 개발에 문제 안된다](https://thumb.mt.co.kr/06/2008/07/2008072216254234752_1.jpg/dims/optimize/)
또 하나의 문제는 건립 및 보존비용 충당문제다. 사업 추진구역 내 조합원에게 비용을 전가할 것인가 아니면 시 자체 예산으로 충당할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이다.
만약 조합원 비용부담이라면 사업성 결여로 뉴타운 추진이 늦춰지거나 불가능해질 수 있고 서울시나 자치단체 부담이라면 특정 지역에 국한된 사업을 세금으로 충당한다는 반대여론에 부딪힐 수 있다.
뉴타운 사업장 내 조합원들이 가장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부분은 대지부족이다. 거리보존 방침에 따라 뉴타운 지구 내 대지부족을 어떻게 충당하느냐가 관건이다. 만약 해당 사업장의 1/20 면적에 옛 거리 보전지역이 의무적으로 들어서야 한다면 건립가구수를 맞추기 위해 높은 용적률을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 조합원들의 주장이다.
도시의 일부가 도시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될 경우 용적률을 ‘국토의 이용 및 계획에 관한 법률’에 의거 최고 2종 일반주거지형은 250%, 3종은 300%까지 적용할 수 있다. 조합원이 제기하는 문제는 이 같은 기준에 맞춰 해당 건립가구수를 맞출 수 없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해당사자들은 서울시가 이 같은 세부계획을 알리지 않은 채 의무적 보존지역을 발표한 것이 논란을 가중시켰다고 보고 있다. 그동안 서울시는 기본 면적에 대한 언급 없이 뉴타운이 조성되는 지역에 공원이나 광장, 길거리 등에 기념공간을 만들겠다고 설명해왔다.
◆ 서울시, 기반시설 분담금에서 충당 하겠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대규모 면적에 옛 모습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기부체납한 토지에 조성한 공원 일부에 상징적인 수준에서 만들려는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즉 거리 보존을 위한 공원조성이 아니라 공원 가운데 일부를 거리 보존을 위한 공간으로 할애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 관계자는 문제가 됐던 의무화 방안도 “자치단체가 해당 주민들과 공청회를 통해 의견을 수렴한 후 남길 것이 있으면 남기는 식이 될 것”이라며 “아직 계획 초기단계라 확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강제성 있는 내용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논란이 됐던 옛 거리 토지 잠식 부분이 어느 정도 해소되는 부분이다.
또 “옛 모습 보존비용은 지역 내 개발시설 분담금을 통해 해결할 계획이며 이전비용을 줄이기 위해 공원계획을 보존지역으로 옮기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가리봉 벌집촌' 뉴타운 개발에 문제 안된다](https://thumb.mt.co.kr/06/2008/07/2008072216254234752_2.jpg/dims/optimize/)
현재까지 서울시가 35개 뉴타운 및 균형발전촉진지구를 포함한 자치단체로부터 제안 받은 과거 거리보존 계획은 모두 10곳으로 이 가운데 구로공단 봉제공장, 벌집촌 등이 포함돼 있다.
가장 주목을 받는 곳은 가리봉 재정비촉진지구의 과거흔적 조성계획이다. 구로공단 여성 근로자들의 삶의 애환이 담긴 주거 밀집지역인 일명 벌집촌과 옛 구로동간의 봉제·가발산업 현장 등은 남길 예정이다.
조성 안에 따르면 올 9월 종합홍보관 개관에 맞춰 사진 및 동영상 자료를 전시하고 재촉지구 사업이 완료되면 지구 내 랜드마크타워에 홍보전시관으로 이전한다. 특히 벌집촌과 봉제공장 체험공간을 조성하고 옛 구로공단의 모습을 공원이나 광장 내 설치할 계획이다.
동작구 노량진, 흑석뉴타운지구에는 노량진과 흑석지역의 과거 모습을 회상할 수 있는 가칭 메모리얼 파크가 조성될 계획이다. 메모리얼 파크는 노량진뉴타운지구 내 폭 30~50m, 길이 600m, 1만6122㎡ 규모의 노량진의 옛 모습이 담긴 생태공원과 흑석뉴타운 내 1만2208㎡ 규모의 과거 모습이 담긴 전시형 중앙공원이 들어설 예정이다.
다만 메모리얼 파크라는 이름이 어둡고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다는 민원이 많아 새로운 이름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
천호뉴타운지구에는 천호시장, 천호신시장, 동서울시장 등 동부 수도권의 관문으로서 경제생활 및 상권의 중심으로 번성한 재래시장의 흔적을 보전할 계획이다. 특히 집창촌 밀집지역과 동서울시장이 입지해 있는 한강 진입로는 통행량이 많을 것으로 예상돼 공원 조성지역으로 유력한 상황이다.
이 외에도 영등포뉴타운지구는 2012년까지 홍보전시관 및 조형물 설치와 역사공원 조성이 가재울뉴타운에는 시유형문화재 41호인 화산군신도비와 오래된 가옥을 공원조성에 포함시키는 방안이 미아뉴타운에는 이촌동 수재민, 청계천 화재난민 등 집단거주지역의 표석설치 등이 계획돼 있다.
또 돈의문뉴타운지구는 돈의문 월단(무지개 모양의 石門)과 석교(돌다리) 형상화 방안이 이문ㆍ휘경뉴타운지구는 조선시대 사당인 전농동 부군당과 답십리 도당 등 안내간판 제작을 장위재정비촉진지구는 주민홍보관 설치와 남령역사공원과 장시문화공원, 상ㆍ하길례문화공원, 석촌공원 조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