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투자자, 약세장서 국내펀드 편애

머니투데이 박성희 기자 2008.07.22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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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간 국내주식형 5230억↑…해외형 3326억↓

약세장에서 국내주식형펀드와 해외주식형펀드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두 펀드 모두 연초 이후 수익률에서는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해외펀드에서 '환매'를, 국내펀드는 '저가 매수'를 택하는 추세다. 약세장에서 투자자들이 정보가 부족한 해외에 투자하는 펀드를 더 위험하게 생각하는 불안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지난 18일까지 1주간 국내주식형펀드 설정액은 5230억원 증가한 반면 해외주식형펀드는 3326억원 감소했다. 두 펀드의 설정액 추이가 엇갈리는 건 지난 주에 이어 2주째다.



전체 설정액은 국내주식형이 82조2262억원으로 올해 초 68조3311억원에서 13조8951억원 늘었다. 이에 반해 해외주식형은 60조47억원으로 8조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펀드투자자, 약세장서 국내펀드 편애


국내주식형은 코스피지수가 1750포인트 이하로 하락한 이후 5주째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여기엔 기관 및 외국인 차익거래로 이용되고 있는 상장지수펀드(ETF)가 포함돼 있고 이 또한 설정액이 아닌 순자산총액으로 집계돼 통계상 오류를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ETF를 제외해도 국내주식형 설정액은 3000억원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해외주식형펀드는 수익률 부진이 자금 이탈을 부추기는 모양새다. 무엇보다 연초 이후 증가해 왔던 글로벌이머징펀드나 MENA펀드마저 설정액이 감소한 영향이 크다.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국내주식형펀드 비율이 해외주식형펀드 비율보다 높은 '국내주식 편향현상'(Home Bias)은 2008년 들어 강화됐다. 2007년 국내주식형으로 유입된 금액은 월평균 1조4000억원으로 해외주식형펀드 2조4000억원의 60%에 불과했으나 올들어선 1조2000억원으로 해외주식형 3300억원을 크게 웃돈다.

조한조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지난해 보다 올해 글로벌 증시 낙폭이 크고 변동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라며 "국내 투자자들이 해외주식형펀드를 국내주식형보다 더 위험한 자산으로 보고 고수익을 추구해 온 것을 풀이된다"고 밝혔다.


국내펀드와 해외펀드의 차별화된 행보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김휘곤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지난 3월 코스피가 1589포인트까지 하락하는 동안 국내펀드로 자금 유입이 두드러졌고 이후 시장이 반등했다"며 "투자자들이 최근 단기간 200포인트 하락한 게 과도하다고 판단한다면 1500대에서 저가 매수 자금이 더 들어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연구위원은 "올해 들어 적립식 계좌 증가가 급감해 최근 자금 유입은 거치식 투자자금이 많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는 목표 투자기간 및 목표 수익률을 염두하고 들어왔을 가능성이 높아 앞으로 증시가 두자리수 이상 반등하면 상당부분 환매물량으로 나올 수 있다. 지난 2006년 하반기부터 2007년 상반기에도 동일한 움직임이 나타났다.

해외펀드는 글로벌 금융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환매가 지속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게다가 현재 거론되고 있는 해외펀드에 대한 비과세 혜택 조기 폐지안이 가시화되면 해외펀드를 찾는 발걸음은 더 뜸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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