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 옥석 가리기

머니투데이 홍재문 기자 2008.07.22 08:25
글자크기

IT전자·금융·산업재가 향후 상승탄력 클 듯

뉴욕 3대 증시가 모두 하락했다.
다우와 S&P500 지수의 낙폭이 미미했지만 전강후약이라는게 문제가 된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SOX)와 다우운송지수는 1% 넘게 떨어졌다.

BOA가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하며 3.89% 올랐다. 웰스파고, JP모간, 씨티로 이어지는 실적 개선이었다.
그러나 AIG(+5.82%), 씨티(+1.76%)는 오른 반면 JP모간(-3.42%), 웰스파고(-1.14%), 메릴린치(-1.2%)는 하락했다.
양대 모기지 업체의 운명도 갈렸다. 패니매는 5.1% 상승했으나 프레디맥은 4.7% 하락하며 대조를 보였다.



BOA 이외에 실적을 발표한 다른 업체 주가는 모두 떨어졌다.
아메리칸익스프레스(-3.06%), 머크(-6.24%), 셰링플라우(-11.61%), 텍사스인스트루먼트(-1.04%) 등 최근 기업실적 호전 예상을 깨고 모두 악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국제유가(WTI)까지 상승했다. WTI는 멕시코만 연안의 열대성 태풍 인접 소식과 이란의 핵문제로 인한 지정학적 우려 고조로 배럴당 132.05달러까지 2.46% 상승한 뒤 131.0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주초부터 미증시가 하락세로 돌아서고 국제유가 상승세가 재개되면서 미달러화도 약세로 돌아섰다.
엔/달러 환율은 106.4엔으로 밀렸고 유로화는 1.59달러선을 회복했다. 달러인덱스는 72선을 다시 밑돌았다.

전날 코스피지수가 연중 두번째로 높은 급등세를 나타내고 지수선물이 연중 최대폭으로 상승했던 것은 미증시와의 격차를 줄이기 위한 게 가장 큰 이유였는데 가격메리트가 사라지고 미국 동향이 다시 암울해진다면 낙관론이 유지되기 어렵다.

미증시가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코스피가 상승세를 이어간다거나 31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펼친 외국인이 순매수로 전환하는 등의 괄목할만한 변화가 없다면 전날 급등세의 후유증에 사상최고치에 육박한 프로그램 매수차익잔고 부담을 떨치기 만만치 않은 일이다.


지수가 1500선에서 바닥을 다졌지만 V자 상승세로 진입하지 못한다면 전업종을 상대하기보다는 상대적으로 성장성과 가격메리트가 높은 섹터에 집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연고점(5월16일) 이후 최근까지 대형주의 낙폭(-21%)이 중형(-16.9%) 및 소형(-11.5%)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컸기 때문에 주가 추가 반등시 대형주가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할 여지가 높다.



동기간 상대적으로 낙폭이 컸던 IT(-26%), 금융(-25%), 산업재(-23%) 섹터가 성장성 대비 가격메리트가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이쪽 섹터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이재만 동양증권 연구원)는 분석이다.

시가총액 비중 변화를 보면 지난 5월16일부터 올 최저치로 떨어졌던 7월16일까지 전기전자, 건설, 증권, 은행은 시가총액 비중이 감소한 반면 화학, 철강금속, 통신, 음식료는 시가총액 비중이 오히려 증가했다.

동기간 시가총액 비중이 감소한 4개 업종이 평균 27.4% 하락한데 반해 시가총액 비중이 증가한 4개 업종이 평균 12.5% 하락하는데 그쳐 사실상 전기전자, 건설, 증권, 은행 업종을 중심으로 주식시장이 하락했음을 알 수 있다.



외국인이 전날에도 전기전자 업종에 대해 930억원을 순매도하는 등 IT전자 매도 관점에 변함이 없지만 전기전자 업종이 3% 이상 상승했으며 증권, 건설, 은행 업종은 5~7% 급등하면서 그동안 하락폭이 컸던 업종을 중심으로 일제히 반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매물이 집중되면서 국내증시 하락을 주도했던 전기전자 업종의 회복여부가 지수 반등폭을 가늠하는 중요한 키를 쥐고 있다"면서 "지수를 동반한 반등이 사실상 어제부터였다는 점에서 당분간 낙폭과대주 중심의 반등세가 좀 더 이어질 가능성이 커 보이는데 2/4분기 어닝시즌이 본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코스피지수 반등이 일정부분 진행된 이후에는 실적에 따른 주가차별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날 외국인과 기관(프로그램 매매 감안시), 개인 모두 주식 매도에 나선 반면 프로그램만이 유일한 매수세였다는 점은 코스피 수급의 취약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해외변수가 악화되는 상황에서도 코스피지수가 선전할 것인지가 첫째 관건이며, 어떤 업종과 종목이 상승탄력을 받을 것인지를 가늠하는 옥석가리기가 시작되는 시점이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