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은 '보이콧' 박근혜는 '기지개'

머니투데이 박재범 기자, 김지민 기자 2008.07.21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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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당 운영에 불만을 품고 최고위원회의를 `보이콧'했다.

반면 그간 침묵하고 있던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예상과 달리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 참석하겠다고 밝히는 등 정치 행보에 `기지개'를 펴고 있다.

◇정몽준, 고위당정회의 배제에 `항의'=정 최고위원은 21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했다. 다른 일정에 따른 '불참'이 아닌 의도적 '보이콧'이었다.



정 최고위원의 행동은 지난 25일 독도·금강산 문제와 관련해 개최된 고위당정회의 참석자 명단에 자신을 비롯한 최고위원들이 포함되지 않은데 대한 항의의 표시다. 고위당정회의에서 '독도 유인화' 등 굵직한 대책이 논의됐음에도 최고위원들이 배제된데 따른 불쾌감도 적잖았다는 후문이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에 앞서 박희태 대표를 찾아 '당내 최고 의결집행기구에 참여하는 최고위원들이 중요 현안인 독도·금강산 문제 관련 당정회의 결과를 언론 보도를 통해 알아야겠느냐'며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긴급 현안에 최고위원들을 배제시킨 것은 최고위원회의를 무력화하는 것 아니냐"며 최고위원회의 불참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정 최고위원이 내건 명분은 최고위원회의의 실질화다. 정 최고위원은 박 대표에게 "이 같은 회의에 참석하는 것은 무의미하고 최고위원이 너무 많다면 전당대회를 다시 열어 최고위원 숫자를 줄이도록 당헌을 개정하면 좋겠다"고도 건의했다.

최고 의사결정 기구에서 주요 당론을 결정하는게 당연하다는 논리다. 당 대표와 원내 지도부를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는 '정책 흐름'에 절차상 명분으로 제동을 걸겠다는 의도도 읽힌다.


이면에는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정책적 입김을 강화하려는 포석도 깔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당내 최고 의결 집행 기관인 최고위원회의와 원내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의원총회 간 역할 분담이 명확치 않은 만큼 향후 주요 당론 결정 때 논란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박근혜, "하여튼 참석해야지요"=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는 이날 한나라당 지도부와 당직을 맡지 않은 4선급 이상 국회의원이 참석하는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 참석하겠다고 밝혔다.

박 전 대표는 이날 본회의 참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 참석할 것이냐'는 질문에 "참석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답했다. 정례적 참석 여부에 대해서는 "하여튼 참석해야지요"라며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당에서 공식 의사 타진이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것은 없었다"고 밝혔다.

박 전 대표가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 참여 의사를 긍정적으로 밝힘에 따라 당내 화합 조치에 화답하며 당무에 일정하게 관여할지 주목된다.

`친박계(친박근혜계)' 한 의원은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줬으면 좋겠다"며 "4선의 중진의원으로 참여를 안 한다는 것이 더 이상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또 "다만 박 전 대표가 참여하는 회의에 언론과 국민의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며 "실질적이고 내실 있는 중진회의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나라당은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를 매주 한차례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회의가 재개될 경우 '친이계(친이명박계)' 중진의원들은 물론 일괄 복당된 홍사덕, 김무성, 박종근 의원 등 친박 중진들도 대거 회의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돼 주요 현안에 대한 팽팽한 줄다리기도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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