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그간 침묵하고 있던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예상과 달리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 참석하겠다고 밝히는 등 정치 행보에 `기지개'를 펴고 있다.
◇정몽준, 고위당정회의 배제에 `항의'=정 최고위원은 21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했다. 다른 일정에 따른 '불참'이 아닌 의도적 '보이콧'이었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에 앞서 박희태 대표를 찾아 '당내 최고 의결집행기구에 참여하는 최고위원들이 중요 현안인 독도·금강산 문제 관련 당정회의 결과를 언론 보도를 통해 알아야겠느냐'며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최고위원이 내건 명분은 최고위원회의의 실질화다. 정 최고위원은 박 대표에게 "이 같은 회의에 참석하는 것은 무의미하고 최고위원이 너무 많다면 전당대회를 다시 열어 최고위원 숫자를 줄이도록 당헌을 개정하면 좋겠다"고도 건의했다.
최고 의사결정 기구에서 주요 당론을 결정하는게 당연하다는 논리다. 당 대표와 원내 지도부를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는 '정책 흐름'에 절차상 명분으로 제동을 걸겠다는 의도도 읽힌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이면에는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정책적 입김을 강화하려는 포석도 깔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당내 최고 의결 집행 기관인 최고위원회의와 원내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의원총회 간 역할 분담이 명확치 않은 만큼 향후 주요 당론 결정 때 논란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박근혜, "하여튼 참석해야지요"=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는 이날 한나라당 지도부와 당직을 맡지 않은 4선급 이상 국회의원이 참석하는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 참석하겠다고 밝혔다.
박 전 대표는 이날 본회의 참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 참석할 것이냐'는 질문에 "참석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답했다. 정례적 참석 여부에 대해서는 "하여튼 참석해야지요"라며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당에서 공식 의사 타진이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것은 없었다"고 밝혔다.
박 전 대표가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 참여 의사를 긍정적으로 밝힘에 따라 당내 화합 조치에 화답하며 당무에 일정하게 관여할지 주목된다.
`친박계(친박근혜계)' 한 의원은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줬으면 좋겠다"며 "4선의 중진의원으로 참여를 안 한다는 것이 더 이상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또 "다만 박 전 대표가 참여하는 회의에 언론과 국민의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며 "실질적이고 내실 있는 중진회의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나라당은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를 매주 한차례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회의가 재개될 경우 '친이계(친이명박계)' 중진의원들은 물론 일괄 복당된 홍사덕, 김무성, 박종근 의원 등 친박 중진들도 대거 회의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돼 주요 현안에 대한 팽팽한 줄다리기도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