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을 먹고 사는 파생상품 "돈이 몰린다"

머니투데이 이규창 기자 2008.07.21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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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3.6조 폭발… 에어백 있는 차가 더 안전하다는 심리

불안을 먹고 사는 파생상품 "돈이 몰린다"


증시 급락 여파로 주식형펀드의 자금유입이 주춤한 가운데 최소한도의 위험안전장치를 설계한 ELS(주가연계증권) 등에 투자하는 파생상품펀드로 꾸준히 자금이 몰리고 있다.

주가 하락위험에 바람막이 없이 노출된 일반 주식형펀드보다는 그래도 기초자산 가격의 예상변동범위를 그럴싸하게 설정하고 대응하는 ELS가 고객에게 안도감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21일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간접투자시장에서 파생상품펀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6월말 현재 8.2%로 나타났다. 1분기 말 당시 7%대 중반에서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는 반면 수익증권 비중은 60%대 초반으로 감소했다.

1900 돌파를 시도하던 코스피지수는 1500선까지 급락했고 이같은 증시의 불안정으로 인해 파생상품펀드로 자금이 이동중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ELS의 6월 한달간 모집금액은 3조6728억원으로 올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동양종금증권에 따르면 상반기 ELS 발행규모는 지난해 총발행규모(25조8103억원)의 60%에 해당하는 15조5772억원에 달했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ELS의 인기비결은 리스크 헤지 수요가 확산됐고 단기 급락에 따른 반등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라며 "장외파생금융상품 신규 인가 증권사가 가세하면서 경쟁이 심화된 것도 이유"라고 밝혔다.

CJ투자증권 상품개발팀 유창선 과장은 "증시가 하락하면서 주식형펀드 환매문의가 많지만 그나마 ELS로는 자금이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며 "통상 공모 ELS가 50억원 안팎이 모집되지만 7월초 연 26% 수익률로 모집한 'CJ 스텝 투스타 55 파생1호'에는 116억원의 자금이 몰렸다"고 말했다.


한편 파생상품펀드와 비슷한 효과를 내는 RCF(금융공학펀드)도 꾸준히 규모를 키우고 있다. 2분기 RCF의 설정잔액은 3조원을 돌파했고 공모형의 경우 작년말 대비 두 배 이상 규모가 커졌다.

금융공학에 따라 증시가 하락하면 주식비중을 늘리고 상승시 비중을 낮추는 방식으로 매매하는 RCF는 변동장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이 주식형펀드의 대안으로 찾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 연구원은 "증시의 조정흐름이 확산되면서 리스크 헤지 수요가 강화됐고 동시에 증시의 반등 기대도 커졌다"며 "RCF는 두 가지 욕구를 충족시켜줄 대안상품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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