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안증권 발행 일정 깬 한은..'유동성 고민'

더벨 황은재 기자 2008.07.21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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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주차 2년 통안채 이례적 발행.."유동성 흡수 목적"

이 기사는 07월21일(15:15)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한국은행이 통안증권 정례발행 원칙을 어겨 논란이 되고 있다. 한은은 특정 만기 수요가 많아 발행을 결정했다고 하지만 채권시장에서는 '스스로가 정한 원칙까지 깬 것은 문제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은은 다시 "유동성 조절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해명했다. 한은이 금리인상을 시사한 뒤 시중 자금이 단기화되고 있고, 유동성을 잡아야 하는 한은으로서는 그나마 수요가 있는 통안증권 2년물 발행할 수 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정례발행 깨고 3주차 2년물 입찰



한은은 통안증권 발행의 예측성을 높이기 위해 매주마다 발행물을 정해놓고 있다. 3주차에는 만기 182일물과 91일물 이하 통안증권을 발행한다.

그러나 지난주 한은은 이번주 입찰 예정 목록에 2년만기 통안증권을 3주차 발행에 포함시켰다. 규모는 1조원. 한은은 "2년만기 통안채 수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두 달간 통안증권이 입찰에서 줄줄이 미달하거나 금리가 높게 낙찰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예정물량을 채우지 못한 만큼은 시중유동성이 풀리는 꼴이 된다.


여기에다 8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시중자금이 단기화되고 있다. MMF 설정잔액이 83조원을 넘어섰고 금리 인상 이후로 투자시점을 늦추는 투자자 때문에 통안증권 투자 수요는 감소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주 외국인 등을 중심으로 통안증권 2년물 투자 수요가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한은은 통안증권 입찰 부진을 만회할 수 있는 해결책 가운데 하나로 채권시장에서 투자 수요가 있는 통안증권 2년 발행을 선택했다. 정례발행 일정은 깨졌다.



2년 통안채 발행..유동성 흡수 고민

통안증권 2년 발행은 정례발행 일정을 어겼다는 논란거리로 부상했다. 한은도2년 통안증권 입찰을 실시하면서 시장의 곱지 않은 시선을 예상치 못했던 것은 아니다.

한은은 '큰 명분 앞에서 작은 명분은 잠시 접어둘 수 있다'로 상황을 정리했다. 통안증권 입찰이 줄줄이 부진해 유동성 조절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2년 만기 통안채 발행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정례발행 원칙을 그동안 지켜왔지만 최근 금융시장 상황을 보면 자금이 단기화되고 있고, 유동성은 증가하고 있다"며 "하지만 통안증권 입찰이 부진해 유동성 흡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정례발행 원칙이 흐트러진 것에 대해 채권시장에서 잘못됐다고 이야기할 수 있겠지만 유동성 조절에 실패할 경우, 더 큰 원칙과 목적이 훼손된다"고 말했다. 또 "통안증권 2년물 입찰은 시장 참가자들과 의견을 충분히 주고받았다"고 전했다.

한편, 통안증권 등으로 흡수되지 못한 시중 자금 등은 단기 자금 시장을 떠돌고 있다. 이날 자금시장에서는 지급준비금 마감을 앞두고 외국계은행 국내지점과 제2금융권에 적용되는 콜금리는 전날보다 0.48%포인트 하락한 4.60%로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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