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 시너지를 부각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다양한 기업들의 참여가 도움이 되지만 의사결정 과정에서는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의 조심스러운 접근에는 '한보철강 인수전'의 경험에 대한 학습 효과도 적지 않은 것이란 게 업계의 관측이다.
포스코는 당시 동국제강 (8,010원 ▼110 -1.35%)과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모두 7개사(컨소시엄)가 출사표를 던졌지만 경쟁은 일찌감치 포스코 컨소시엄과 현대기아차그룹 계열인 INI스틸(현 현대제철 (26,900원 ▼1,000 -3.58%))-현대하이스코 (57,600원 ▼1,700 -2.9%) 컨소시엄과의 2파전으로 치러졌다.
포스코 컨소시엄은 인수전에서 INI스틸-현대하이스코와 비슷한 9000억원 이상을 제시했으나 고용 보장 등 다른 조건에서 밀려 고배를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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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회장의 강력한 인수의지 아래 INI스틸-현대하이스코 컨소시엄은 3년 이상의 고용승계 보장과 INI스틸 수준의 임금 인상을 내세웠고 이것이 결정적인 승부처가 됐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대로 포스코는 동국제강이라는 파트너와의 의결 조율 등에 적잖은 어려움을 겪었다는 후문이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포스코 자체만 놓고 보더라도 재벌기업들에 비해 의사결정이 보수적이고 느릴 수 밖 에 없는데 보수적 성향으로 평가받는 동국제강과 짝을 이뤄 마음고생이 상당했을 것"이라며 "인수제안서를 제출하는 과정에서도 상당한 진통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포스코도 자금력 등 재무적인 면에서 우위에 서 있는 만큼 적절한 컨소시엄 구성을 통해 승세를 굳힌다는 전략이다.
그렇지만 포스코가 자신들의 의사결정 과정이나 경영권에 영향을 받을 정도의 '파격적인' 컨소시엄을 구성할 확률은 낮다는 게 일반적인 예상이다. 그러기엔 한보철강 인수전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