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들 " 건설경기만 풀리면…"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2008.07.22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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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부동산 활성화 대책 주문

저축은행 업계는 최근 일부 지방 업체의 영업정지에 대해 지역경제 침체에 따른 현지 중소기업 대출채권의 부실 등에 기인한 측면이 크다고 보고 있다. 대다수 저축은행은 잠재부실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해오고 있어 업계 전체의 위기로 보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저축은행 부동산 PF의 위기에 내부의 유동성 문제가 아니라 부동산 경기 침체라는 외부 변수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올 하반기까지 부동산 경기가 회복되지 않으면 지방 중소 저축은행의 위기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다.



저축은행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형 저축은행들이 충당금을 많이 쌓는 바람에 지난 회계연도 이익금이 큰 폭으로 줄었다"면서"건전성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지방 저축은행의 경우 상황이 다르다"고 전했다.

업계 역시 지방 저축은행 부실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 은행은 PF 대출의 '끝물'을 탄 경우가 대부분이다. PF 대출 정점에 이익을 낸 저축은행들은 손실을 감내할 만한 능력을 갖췄다. 반면 자산 규모가 작은 지방 저축은행들은 부동산 시장 하락기에 대출을 늘리면서 부실을 키웠다.



또 다른 관계자는 "상태가 심각한 것은 이들 대부분이 충당금을 쌓을 여력이 충분치 않다는 점"이라며 "PF 대출 사업장에 문제가 생기면 이를 감당할 만한 능력이 없는 곳도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경기가 중소 저축은행의 운명을 가를 수 있는 셈이다. 특히 부동산 PF대출 뿐 아니라 자영업자를 상대로 한 신용대출의 연체율도 급등하고 있어 부실 위험은 더 커질 여지가 있다. 저축은행 발 금융위기론이 퍼지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저축은행의 한 관계자는 "PF 대출 부실 우려는 저축은행의 유동성 문제라기 보다 부동산 경기 침체에 그 원인이 있다"면서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건설경기 및 부동산 대책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저축은행 현황= 저축은행 수는 모두 106개로 총자산은 63조4000억원(5월말 기준)에 달한다. 저축은행별로 자산 규모는 천차만별이다.

자산으로 보면 솔로몬저축은행이 3조6137억원으로 가장 많고, 다음은 HK저축은행 2조6761억원, 토마토저축은행 2조6029억원, 부산저축은행 2조4323억원, 제일저축은행 2조3521억원 등의 순이다.

특히 솔로몬저축은행의 자산은 제주은행(2조7000억원)을 웃돈다. 반면 300억원대의 소형저축은행도 4곳에 달해 저축은행간 많게는100배이상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 비율 5%미만 저축은행은 5개다. 이들 부실 저축은행은 현재 금감원의 적기시정 조치를 받고 있어 일정 기한 내에 5%이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올해 부실을 털어내지 못하고 영업정지를 받은 저축은행은 분당, 현대저축은행 등 2개로 예한울저축은행에 편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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