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김수영 시인의 '풀'만 그런 것은 아니다. 사채 시장이 이와 같다.
주가가 '미국 다우너 소'마냥 주저앉기 전, 명동과 강남 사채시장이 먼저 '누웠'다. 담보로 잡고 있던 주식을 대량 매도한 것이다. 이 때문에 하루아침에 주가가 반토막 났지만, '개미'들은 영문을 알 수 없었다.
◇"주가급락 A사, 주담보가 원인"= 코스피 상장사인 자동차 부품업체 A사에 조회 공시가 떴다. 내용은 현저한 주가 급락이었다. 이달 초만 해도 주당 5000원에 육박했던 A사 주가는 최근 2000원대로 급락했다. A사는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주가급락에 영향을 미칠만한 사항이 없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A사도 한몫 했다는 지적이다. 명동의 한 관계자는 "문제가 생겼을 경우 채권자에게 연락해 추가 채권 확보 조치를 해 줘야 하는데 그저 현실을 피하는 데 급급했다"고 전했다.
◇상장사의 머니게임?= 증시 하락기에도 잘 나가는(?) 코스닥 업체가 있다. 석유관련 사업 진출로 주가가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던 B사 얘기다. 이 회사는 최근 대규모의 유상증자에 나섰다.
하지만 명동에선 고개를 갸우뚱 거린다고 한다. 사채 시장에서 10억원의 융통어음이 돌고 있기 때문이다. 융통어음은 자금 조달이 목적인 일종의 '차용증'. 명동에선 이 어음이 등장했을 경우 자금 사정에 '황색등'이 켜졌다는 신호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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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 관계자는 "B사의 최대 주주가 '검은 머리 외국인'일 가능성이 높으며, 주가 부양을 통한 '머니게임'에 들어갔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전했다.
코스닥 C사의 경우도 비슷하다. 이 회사는 최대주주가 바뀌면서 부동산관련 개발사업 진출로 주가가 오르고 있다. 하지만 최대주주 보유 부동산을 자산 규모의 100%가 넘도록 사들여 논란이 일고 있다. 현재 시채시장에선 50억~100억원 규모의 융통어음이 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