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시기는 아직 오지않았다"-NYT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2008.07.19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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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값 하락 지속, 금융권 손실 1조弗까지 늘 수도

-누리엘 루비니 교수는 2조달러 주장

패니매와 프레디맥이 모기지 부도율 급증으로 위기에 처하는 한편 고용이 줄어들고 주택 가격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이에 더해 식품 가격과 에너지 가격은 급등하면서 경제 상황은 전반적인 위기 상황에 처해있다.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학교 교수는 "지금 상황에서는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위기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 것인가가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는 19일(현지시간) '대답하기 까다로운 경제에 대한 질문'이란 제목의 기사를 통해 현재 미국 경제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에 대해 설명했다.

NYT는 현재 경제 상황이 분명 공식적인 경기침체는 아니지만, 수 많은 사람들이 이미 고통을 당하고 있어 충분히 침체 상황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NYT는 일각에서는 아직 최악의 상황은 다가오지 않았으며, 3000억달러를 소폭 넘어서는 금융권 손실이 향후 2조달러에 달할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 지금이 경기침체 상황인가?

물론 공식적으로는 아니다. 미국 경제는 전미경제연구소(NBER)가 공식적으로 침체라고 밝히기전에 침체 상황은 아니다. 물론 비공식적으로 많은 경제학자들은 경제가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이미 6개월전부터 침체가 시작됐다고 지적하고 있다.


NBER은 침체를 미국 경제가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할 경우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러나 충분한 수의 사람이 일자리를 잃고 공장이 제품 생산을 중단하고 가게들이 문을 닫고 주택 가격이 하락한다면 분명 침체 상황으로 볼 수 있다.

지금 수천만명의 미국인들 고통스런 시기를 보내고 있다. 대공황때보다는 나쁘지는 않지만 1980년대 초반 이후 발생한 2개의 경기침체보다 지금이 더욱 심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 주택 시장은 얼마나 나쁜가?

미국내에서도 라스베이거스, 플로리다, 로스엔젤레스 등 과거 주택 가격이 급등했던 곳이 주택 가격 하락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이들 지역은 투기 세력들의 주도하에 2000~2005년 주택 가격이 2배 가량 뛰었다. 그러나 주택 거품이 꺼지면서 값은 17% 가량 하락했다. 인플레이션을 감안할 경우 낙폭은 25%에 달한다.



대다수 경제학자들은 주택 가격이 앞으로 추가로 10~15% 가량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모기지 대출 규제가 까다로워졌고, 투기도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아 주택 수요는 매우 제한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당분간 주택 가격 하락세가 멈추기에는 그다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 언제 은행들이 회복될 것인까?



은행들의 자산상각 규모는 3000억달러를 상회하는 수준이었다. 그리고 일각에서는 은행권 상각규모가 1조달러에 달할 수도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상각액이 이처럼 늘어날 경우 많은 금융기관이 파산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금융권의 문제도 주택 가격 하락으로부터 출발했다. 그동안 모기지 증권은 안정적인 투자 수익을 올려주는 안전한 투자처 역할을 했다. 그렇기 때문에 금융권은 기형적으로 모기지 증권에 대한 투자를 늘려왔다.

그러나 주택 가격이 하락하고 모기지 부도율이 급증하면서부터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했다. 수백만명이 디폴트 선언을 하고 은행들이 이에 따른 거대한 손실에 직면하면서부터 위기는 겉잡을 수 없을 정도로 확대되고 있다.



지난 3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투자은행에 대한 대출창구를 허용하자 많은 전문가들은 최악의 상황이 끝났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이번엔 패니매와 프레디맥에 위기가 전이됐다. 이들 정부 보증 모기지업체들은 12조달러에 달하는 미국 전체 모기지 증권의 절반을 보증하거나 발행했을 정도로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영향력이 막강하다.

시장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지난주 미국 정부는 패니매와 프레디맥에 대한 구제금융안을 발표했다.



앨런 블린터 프린스턴 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한때 낙관적인 견해를 취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비관적이다"면서 "금융시스템은 1개월전보다 오히려 더욱 악화됐다"고 지적했다. 블린터 교수는 "만약 패니매와 프레디맥의 구제금융이 실패한다면, 금융 시장 혼란은 그 어느때보다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학교 스턴 경영대학원 교수는 "주택 거품이 금융위기와 침체의 길을 열었다"면서"아직 최악의 시기는 다가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금융기관들의 손실이 2조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 고용은 안전할까?



경기침체는 고용 손실을 동반한다. 5.5%에 달한 실업률은 치솟기 시작했으며,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건설업체, 부동산관련기업, 모기지 중개업체, 은행, 투자은행 등은 고용을 줄이고 있다.

그리고 주택과 연관된 카펫, 가구, 조명, 마루재 등의 제조업체들도 감원에 나선 상황이다. 더욱이 부동산 경기침체가 경제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가계 지출 여력이 줄어들고 있어 소매업체에서부터 대부분의 부문으로 파급효과가 커지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미국의 실업률이 2009년말까지 6.5% 수준에 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는 지금보다 수십만명 이상의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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